제16회 전국학생일본어연극발표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제공
“연극 리허설 후에 엄청나게 긴장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본무대에 올라가서는 대범하게 무대를 하더라고요. 학생들이 성실하게 연습한 덕분입니다.”
‘제16회 전국학생일본어연극발표대회(이하 일본어연극발표대회)’에서 중학교 부문 대상을 차지한 서문여중(서울 서초구) 일본어연극동아리를 이끈 조진희 지도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어연극발표대회는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들이 일본어 연극을 통해 일본어 실력과 연기력을 겨루는 대회.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한국일본어교육연구회,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와 공동 주최한 올해 대회에선 치열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총 11개교(고등학교 8팀, 중학교 3팀)가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아트홀에서 열린 본선 무대에 올라 실력을 겨뤘다. 심사를 맡은 곽영숙 한국일본어교육연구회 회장은 “참가자들의 일본어 실력이 각기 달라도 하나의 작품 속에서 멋진 팀워크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서문여중과 수원외고(경기 수원시) 참가팀을 지도한 교사에게 수상의 비결을 물었다.
○ 방학 기간 집중 연습이 비결
서문여자중학교 학생들이 무무씨의 달그네 작품 연기에 나서고 있다
서문여중 일본어연극동아리는 ‘무무씨의 달그네(ムムさんの月ブランコ)’라는 작품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이 작품은 동명의 원작 ‘무무씨의 달그네’를 학생들이 각색한 것으로, 구두닦이 무무씨가 달로 가지 않는 이유를 담아냈다.
중학교 부문에서는 팀당 3~5명의 학생이 참여해 10분 이내의 연극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 서문여중 일본어연극동아리팀은 △윤미선 △양예지 △이예주 △송지호(이상 3학년) △조수민(2학년) 총 5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모여 연극 준비를 시작한 이들은 작품 선택부터 작품 분석, 맡은 배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쳤다. 방학 기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른 오전부터 나와 오후까지 연극 연습에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조 교사는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 연극을 준비하다 보니, 문장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 “학생들은 대본을 수없이 읽고 따라 말하며 연극을 준비했고, 원어민 선생님께서도 학생들의 발음을 교정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왔다”고 밝혔다.
○ 사회문제 포착한 주제 의식
수원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이 명탐정 코코네-익명의 가면 작품을 연기하는 모습
고등학교 부문에서는 수원외고가 ‘명탐정 코코네-익명의 가면(名探偵ココネ-匿名の仮面)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고등학교 부문의 경우 3~6명의 학생이 15분 이하의 연극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 수원외고에선 △추가영(2학년) △강민정 △김보민 △김재원 △이서영 △임예경(이상 1학년) 총 6명의 학생이 대회에 나섰다.
‘명탐정 코코네-익명의 가면’은 주제 의식부터 남다르다. 만화 ‘명탐정 코난’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학교 내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동아리를 주요 소재로 하는 창작 작품. 동아리에 ‘인플루언서 학생이 악플에 시달려 괴로워한다’는 의뢰가 도착하고, 동아리 부원들은 악플을 쓰는 계정을 추적하며 협동하는 과정을 담았다. ‘미디어리터러시’의 중요성까지 꼬집는 작품인 것.
정혜경 지도교사는 “대본 작성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연극 연습은 학교 내의 동아리 활동 시간을 주로 할애했다”면서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따로 시간을 내어 연습에 매진하는 등 학생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일본어 발음 구사를 위해 원어민 선생님이 학생들의 발음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매끄럽게 연극이 진행되도록 도왔다. 몰입을 높이기 위한 연기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정 교사는 “마치 실제 배우들이 연극을 연습하듯, 연기 선생님을 초빙해 실감 나는 연기를 배우며 최선을 다했다”면서 “노력의 결과로 값진 상을 받게 되어 학생들이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고등학교팀은 일본정부초청 방일프로그램으로 8박 9일의 일본 방문 기회를 얻는다.
▶에듀동아 권세희 기자 seheek9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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