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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기 후 활동으로 ‘만화’ 그려보세요!”… 문해력 교육 전문가, 정우리 ㈜권지단교육 대표
  • 장진희 기자

  • 입력:2023.02.09 14:29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심심하다’는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뜻으로 잘 알고 있지요? 이밖에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로 ‘심심(甚深)하다’를 사용하기도 해요. 이를 모르면 ‘깊은 사과’를 ‘지루한 사과’로 오해하게 되지요.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사용할 수 있는 ‘어휘력’, 그리고 이런 어휘력을 바탕으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인 ‘문해력’. 두 가지 능력을 쑥쑥 기르기 위해선 글을 읽을 때 어떤 습관을 들여야 할까요? 


20년 간 초등생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읽기 교육을 하고 있는 정우리 ㈜권지단교육 대표님에게 그 방법을 물어봤어요. 정 대표는 오는 3월 11일(토)~12일(일) 초등 4~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동아 문해력 트레이닝캠프’에서 강사로도 나설 예정입니다. 



문해력 교육 전문가, 정우리 ㈜권지단교육 대표 


 

Q. 학생들의 글 읽기 습관에서 꼭 지적하고 싶은 게 있다고요?


A. 최근 초등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이 있어요. 글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 뜻을 알려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는 것이지요. 단어의 뜻을 모르면 문장을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요. 단어는 문해력의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지요. 

 

Q. 어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 어떤 글을 읽든지 한 편의 글에 나오는 단어를 두 가지로 분류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어렴풋이 그 뜻을 짐작할 수 있는 단어’와 ‘완벽하게 그 뜻을 알고 글쓰기와 말하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어’로 말이지요. 편의상 앞의 것을 ‘짐작 어휘’, 뒤의 것을 ‘생산 어휘’라고 할게요. 


짐작 어휘는 어린이들이 일상생활 중에 자신감을 가지고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짐작 어휘를 체크해두었다가 그 뜻을 반드시 ‘스스로’ 찾아보고 평소에 자주 사용해야 생산 어휘가 될 수 있답니다. 

 

Q. 글을 빨리빨리 해치우듯 읽는 버릇은 왜 생기는 걸까요? 


A.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교육 방식에 초등생 때부터 익숙해졌기 때문이에요. 중·고등생 때 치르는 시험에선 글을 빨리빨리 읽어야 하는 게 맞아요. 그런데 초등생들은 그렇게 글을 읽을 필요가 없어요. 


우선 주어진 글의 제목부터 꼼꼼히 읽으세요. 제목을 읽지 않고 바로 본문을 읽는 학생들이 많은데, 정말 안 좋은 습관이에요. 제목은 본문의 내용을 포괄(모두 끌어 넣음)하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글을 읽기 전에 제목을 읽음으로써 어떤 내용이 소개될지 상상하면서 글을 읽을 수 있지요. 본문을 읽을 때에는 빨리 읽겠다는 생각보다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읽어야 합니다. 

 

Q. 대표님이 2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하신 공부법이 있다고 들었어요. 독자들을 위해 그 공부법을 소개해주세요. 


A. ‘콰이어(Quire)’라는 별칭을 가진 공부법인데 2020년 특허까지 획득했답니다. △질문 △정독(자세히 읽기) △표현을 기반으로 하는 학습법이지요. 학생들에게 글을 읽기 전과 읽는 중, 그리고 다 읽고 난 후에 끊임없이 질문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게 핵심이지요. 예를 들어 최근 화제가 되는 인공지능(AI) 채팅로봇인 ‘챗GPT’와 관련된 기사를 읽는다면? ‘구글이 ‘챗GPT 대항마’인 바드를 발표한다’는 단 한 줄짜리 제목을 보고도 수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요. ‘구글은 어떤 기업이지?’ ‘대항마는 어떤 뜻을 가졌을까?’ ‘바드는 어떤 제품일까?’ ‘바드와 챗GPT는 어떤 차이를 가졌을까?’ 등과 같이 말이지요. 글을 읽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주저하지 마세요. 


이렇게 글을 읽은 이후에는 자신이 직접 글을 쓰며 ‘표현’하는 활동을 해야 글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답니다. 

 

Q. 정독 과정에선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사실 독해 △생각 독해 △채널 독해 △블록 독해 등 총 4개의 단계를 따르도록 해요. 말이 거창해보이지만 ‘사실 독해’는 글에서 어떤 새로운 사실이 소개되는지 파악하며 읽는 것을 말해요. ‘생각 독해’는 위에서 말한 질문하기와 맞닿아있어요. 한 문장씩 읽을 때마다 생각을 확장하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을 정리하는 단계지요. ‘채널 독해’는 문장과 문장의 관계, 문단과 문단의 관계를 파악하면서 글을 파악하라는 것. ‘블록 독해’는 글을 다 읽고 난 후에 진행되는 단계로 비슷한 의미를 가진 문장들을 하나의 블록처럼 만들어서 머릿속에 넣는 단계입니다.

 

Q. 콰이어 공부법을 적용해 ‘표현’ 활동을 할 땐 글뿐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것도 도움이 되나요?


A. 물론이죠. 학생들에게 주로 기사를 읽고 한 컷짜리 만화를 그려보도록 해요. 방대한 내용을 한 컷짜리 만화에 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요. 글을 충분히 이해해야만 가능하거든요. 글을 쓰는 게 너무 막막하다면 읽기 후 활동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부모님과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에듀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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