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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변하는 사회에 진로 고민도 커져… 10년 후에도 의사는 유망 직종일까?
  • 김수진 기자

  • 입력:2020.07.31 13:44

 


동아일보 DB


 

갈수록 시대 변화의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할 미래 사회에선 기존의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대학가에서도 전통적인 전공 구분을 벗어나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모집단위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 입시와 진로를 함께 고민하는 단계의 중고교생에게 미래 지향적인 진로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진로 설계 과정에서 후회를 줄이려면 빨라지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고 진로희망 분야의 향후 전망까지 꼼꼼히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10년 이상의 먼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느냐다.

 

이런 가운데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6월 펴낸 ‘The HRD Review(232)’에서 이슈 분석으로 다룬 맞춤형 취업지원을 위한 직업지표 연구10년 후 직종별 전망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어 향후 일자리 전망이 궁금한 학생, 학부모가 참고할 만하다.

 

 

10년 뒤 일자리 늘어나는 직업?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이슈 분석 보고서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12월 연구과제로 수행한 맞춤형 취업지원을 위한 직업지표 연구(2019)’ 내용을 다루고 있다. 입직요건과 소득, 직무특성, 직무능력, 직업가치, 고용안정 등 총 8가지의 직업지표를 중심으로 향후 일자리 전망을 분석한 것이다. 2006년부터 매년 직업지표 분석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이번 연구에서 총 399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재직자 16169(직업별로 4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직업 전문가 자문 및 이슈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층 그룹 인터뷰(FGI) 방법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 가운데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10년 후 일자리가 증가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종이다. 우선 일자리 증가가 예상되는 직업으로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통신 및 방송 송출 장비 기사 임상심리사 소방관 경찰관 및 수사관 등이 꼽혔다. 기술발전이 집중되고 있는 정보통신 분야나 고령화 추세에 따른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확대와 관련된 직종이 주를 이뤘는데, 일상에서 안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직업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 점도 눈에 띈다.
 

[] 일자리 수 변화 지표 상위 10순위 직업(10년 후 전망 기준)

10년 후 다른 직업 대비

참조: 현재수준

직업명

M

SD

P

M

SD

P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5.38

0.90

99.50

5.30

0.72

99.50

통신 및 방송송출 장비 기사

5.38

1.00

99.50

4.53

1.01

86.00

임상심리사

5.12

00.98

99.20

4.12

1.05

38.50

소방관

5.08

1.00

99.00

4.70

1.14

93.50

경찰관 및 수사관

5.03

1.05

98.70

4.80

0.82

96.20

한의사

4.98

0.96

98.50

4.98

0.88

98.70

응급 구조사

4.96

0.95

98.20

4.94

0.79

98.50

로봇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4.95

1.04

98.00

4.85

0.98

97.20

가스에너지 기술자 및 연구원

4.93

1.19

97.70

4.85

1.03

97.20

약사 및 한약사

4.88

1.11

97.50

4.48

1.04

82.00

*‘일자리 수 변화지표에 대한 응답 결과(M: 평균 / SD: 표준편차 / P: 백분위 수)

*출처: ‘맞춤형 취업지원을 위한 직업지표 연구박천수 외(2019)


반면 재봉사
, 직조기 및 편직기 조작원, 인쇄기 조작원, 과실 및 채소 관련 기계 조작원, 선박 정비원 등의 직업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수요가 점차 감소하거나 자동화와 기계화의 진전으로 고용이 줄어들어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직종으로 꼽혔다. 

 

 

전망 밝은 일자리? 의사는 여전, 4차 산업혁명 관련 직종 떠올라

 

하지만 단순히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예상만으로 해당 직업의 전망을 따지긴 어렵다. 10년 뒤에도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용안정성에서는 비교적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일자리의 소득이나 만족도 등 종합적인 조건을 모두 고려한 일자리의 전망을 논하기 어렵기 때문.

 

이에 해당 보고서는 일자리 수 변화에 따른 전망 외에 직업이 가진 입직요건별 중요성, 직무 특성과 능력의 수준, 근무여건과 보상, 고용안정과 일자리 전망, 직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한 통합지수에 따른 분석을 함께 내놨다.

 

우선 현재 기준으로 통합지수 상위 10개 직업을 살펴보면, 한의사 일반 의사 약사 및 한약사 전문의사 수의사 치과의사 순으로 대체로 의약분야 직종이 우수한 직업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이처럼 통합지수가 높은 상위 직업에 대해 우리나라 재직자가 평가한 가장 좋은 직업(decent job)’이라고 표현하면서 해당 직종은 대학 입시에서 높은 선호를 보이고 입직(入直)경쟁도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 현재와 10년 후 통합지수 상위 10위 직업

현재 수준

10년 후

직업명

M

SD

P

직업명

M

SD

P

한의사

5.31

0.30

95.40

한의사

5.23

0.38

95.40

일반 의사

5.28

0.45

91.60

일반 의사

5.18

0.57

91.60

약사 및 한약사

5.23

0.44

89.60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5.08

0.45

88.40

전문 의사

5.11

0.42

97.30

통신 및 방송송출 장비 기사

5.06

0.35

85.70

수의사

5.10

0.24

85.20

가스에너지 기술자 및 연구원

5.06

0.41

83.30

치과 의사

5.09

0.24

86.60

약사 및 한약사

4.98

0.64

81.20

항공기 조종사

5.07

0.35

88.70

관제사

4.89

0.53

79.40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5.04

0.36

74.10

로봇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4.86

0.49

77.70

변호사

5.04

0.36

86.50

수의사

4.86

0.41

75.60

가스에너지 기술자 및 연구원

5.02

0.33

71.40

자연과학 연구원

4.83

0.49

75.00

*M: 평균 / SD: 표준편차 / P: 백분위 수

*출처: ‘맞춤형 취업지원을 위한 직업지표 연구박천수 외(2019)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10년 뒤 재직자가 평가한 가장 좋은 직업(decent job)’은 어떻게 바뀔까. 보고서가 분석한 10년 후 통합지수 상위 10개 직업에선 의약분야 직종이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과 직접 관련된 직무분야의 순위가 오르거나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항공기 조종사와 변호사는 제외됐다. 

 

보고서는 “10년 후에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로봇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등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 추세에 따른 직업이 대두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울러 가스 에너지 기술자 및 연구원과 자연과학 연구원 등과 같이 에너지나 과학기술, 특히 기초 기술의 개발과 관련된 직종이 크게 각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 전망 고려한 진로 설계, 대학 진학 전략으로 이어져야

 

일자리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나 ‘4차 산업혁명’이다. 보고서는 “재직자의 평가가 좋은 직업에는 전통적인 의료분야 직업과 함께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기술변화가 포함되는 직업이 포함된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분석 결과는 청년층이 자기의 선호와 관련된 직업지표의 내용을 살펴보고, 직업의 현재 여건은 물론 미래 변화를 감안하여 입직을 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청년층뿐만이 아니라 본격적인 사회 진출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을 남겨둔 중고교생에게도 시사점을 남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시대 변화의 흐름을 기민하게 읽어내고 이를 반영해 진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하는 것. 특히 진로 계획은 대학 전공을 결정하는 진학 계획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최근 대학들은 전통적인 전공 구분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인력 수요에 맞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과 관련한 분야의 전공을 잇달아 신설하고 있다.

 

당장 2021학년도부터 고려대는 데이터과학과 스마트보안학부 융합에너지공학과 모집단위를 신설하고, 성균관대는 데이터사이언스 인공지능 컬처앤테크놀로지 전공을 합친 글로벌융합학부를 신설한다. 중앙대도 AI학과를, 한양대도 인공지능과 심리학과를 결함한 심리뇌과학과를 인텔리전스컴퓨팅 학부 내에 신설한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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