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DB
27일 2차 등교 개학이 이뤄진 첫날부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쿠팡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등교 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차 등교 개학 첫날인 27일(오후 1시 30분 기준)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지역감염이 우려돼 예정대로 등교를 하지 못한 학교는 전국에서 560여 곳이 넘는다. 특히 경기도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에선 고3을 제외한 모든 학교 학생들의 등교가 취소됐다.
고3의 첫 등교가 이뤄졌던 지난 20일에도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로 인해 인천과 경기 안성,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등교 중지가 잇따랐다. 하지만 당시에는 등교 이전이나 직후 확진자나 밀접 접촉자 등의 동선이 확인된 상태에서 대부분 예방적 차원에서 등교 중지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심각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으로, 지난달 5일 81명을 기록한 이후 53일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신규 확진자 대부분이 물류센터발 집단감염과 연관되어 있다 보니, 서울 24명, 인천 22명, 경기 21명 등 수도권에서만 하루 동안 6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등교 대상 가정의 학생 또는 학부모가 확진자나 밀접 접촉자로 확인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학교를 매개로 지역사회 감염이 급증할 수 있단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학년에 한해서이긴 하나 유‧초‧중‧고교가 일제히 개학한 상황에서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의 뇌관이 자칫 학교로 옮아갈 수 있기 때문. 앞서 20일에 등교를 시작한 고3은 전국적으로 44만여 명이었으나, 27일에는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유‧초‧중‧고교생 237만여 명을 대상으로 2차 등교가 이뤄졌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해지고 전국 곳곳에서 등교 중지 학교가 속출하자, 등교 개학 방침을 고수하던 교육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2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하거나 무증상 감염 경우들이 많이 확인되고 있어, (부천의) 등교 중지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수준에 대해 “전날 여러 차례 방역당국과 협의했는데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전날까지만 해도 시도교육청과 가진 등교점검 영상회의에서 “현재 방역관리 체계에서도 등교수업을 하지 못한다면, 올 한해 등교수업을 아예 하지 못하거나 원격수업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면서 순차 등교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일선 학교들은 등교 날짜를 연기해달라는 학생, 학부모의 요구가 끊이질 않으면서, 선제적으로 개학 연기를 결정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7일 등교 첫날 서울 전역에서 유치원 50곳, 초등학교 54곳, 중학교 6곳, 고등학교 1곳 등 총 111곳의 유치원 및 학교가 등교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유치원, 학교 2087개 중 5.3%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나 등교를 이미 한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는 위험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등교 연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온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중1 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부디 등교개학을 미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재했으며, 이 외에도 등교 연기를 요구하는 학생, 학부모의 청원이 10여 건 이상 올라와 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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