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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계속해서 연기된 고3의 등교가 드디어 오는 13일 이뤄진다. 대입 수험생이라는 점을 고려해 초중고교 전학년 중 가장 빨리 등교하게 됐지만 2021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까지는 13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까지는 불과 204일을 남겨둔 시점이다. 이미 예년보다는 두 달 이상 등교 개학이 늦어진 상황. 입시·학습 시기가 전체적으로 뒤로 크게 밀린 반면 대입 일정은 소폭 조정에 그쳐 올해 내내 고3은 촉박하고 빠듯한 일정 속 대입을 치러야 한다. 이번 대입에서 고3이 수시와 정시, 어디서든 N수생에 비해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전략과 재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특히 정해진 등교 개학 시점에 맞춰 다시금 앞으로의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입시전문가들과 함께 등교일 확정에 따른 고3 입시 전망과 대책을 짚어봤다.
○ 여름방학 전까지 시험만 ‘5회’… 주력 전형부터 빠르게 결정
오는 13일 등교 개학하면 고3은 여름방학 전까지 최소 5회 이상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개학 이튿날 치러지는 경기도교육청 주관 4월 학력평가를 시작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 인천시교육청 주관 7월 학력평가 등 수능 모의고사가 3회 예정돼 있다. 여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학교별 지필고사가 2회 진행되고 이밖에 수행평가도 실시될 수 있다. 개학이 연기되며 학교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1학기가 8월 초순까지 진행된다고 봤을 때 2~3주에 한 번꼴로 중요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 1학기는 수시에서 매우 중요한 학기이기에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모두 볼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요한 시험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수능 모의고사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힘들 수 있고, 수능 점수 예측이 어려워지면 수시, 정시 지원 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미 나온 자신의 성적을 토대로 주력 전형을 미리 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 교과 성적과 비교과 내역,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해 올해 입시에서 어떤 전형 위주로 지원할 것인지 미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등의 경우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많기에 지원 여부를 일찍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5, 6월에 계속해서 시험이 이어지기에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며 “개학 직후 4월 학력평가에 최선을 다해 응시해 자신의 위치를 판단한 뒤 교사와의 면담 등을 통해 전형요소에 따른 강점과 약점 분석, 넓은 의미에서는 지원 가능 대학 및 전형 유형 탐색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개학하자마자 중간고사… 올해는 비교과보다 ‘교과’
2021학년도까지는 전체 대입에서 수시 선발비율이 77%에 달하는 만큼 상당수 고3은 여전히 수시를 주력 전형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수시 주력 학생의 경우 오는 13일 등교를 시작으로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당장 이르면 이달 하순, 늦어도 다음 달 초순에 중간고사가 치러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개학 연기와 원격 수업의 영향으로 학생부 비교과 활동 기회가 적어지는 만큼 교과, 즉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영덕 소장은 “등교 개학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간고사가 치러지므로 수시를 우선 준비하는 학생들은 중간고사부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또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내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수행평가보다 지필고사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기에 중간고사, 기말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중 무게 추는 기말고사로 더 쏠릴 가능성이 있다. 등교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간고사가 치러지는 만큼 평가의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임성호 대표는 “일정상 중간고사 시험 범위보다는 기말고사 시험 범위가 더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중요해질 것 같다”며 “기말고사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자기소개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수시를 주력으로 하는 학생들의 경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외에도 수시에 필요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당장 이달 중 대학별 수시 모집요강이 공개되므로 이를 분석해 지원 대학과 전형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수시 원서접수 기간이 다소 늦춰지긴 했으나 개학 연기로 여름방학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통상 여름방학 때 준비하는 자기소개서 등 서류와 대학별 고사 준비도 지금부터 병행할 필요가 있다.
우연철 소장은 “올해는 과거처럼 수시 직전에 자기소개서를 한 번에 작성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논술 또한 많은 학생이 여름방학을 활용해 집중적으로 준비했지만 올해는 짧아진 여름방학으로 집중적 준비가 어려워진 만큼 지금부터 평소에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자기소개서의 경우 올해 중요성이 보다 높아질 수 있어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만기 소장은 “올해부터는 ‘블라인드 평가’가 실시되고 코로나19로 1학기 비교과 활동도 제한됐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부터 시간을 쪼개서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수시 서류를 미리미리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수시도, 정시도… 수능 대비는 ‘필수’
등교는 두 달가량 늦춰졌지만 수능은 2주 연기에 그친 만큼 수능 대비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수능은 수시에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일부 반영되는 만큼 대다수 수험생이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요소다. 그러나 올해는 등교 개학이 늦춰지고 수능 모의고사가 아직 정상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탓에 고3의 수능 대비 학습이 N수생에 비해 많이 뒤처진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등교 개학을 기점으로 수능일까지의 수능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밟아갈 필요가 있다.
이영덕 소장은 “정시 주력 학생뿐 아니라 수시 주력 학생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중간고사, 기말고사 대비와 함께 수능 대비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특성상 학생부 교과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내신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생이라면 수능 준비에 더욱 매진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만기 소장은 “올해 대입에서 내신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간 내신 성적 추이에 따른 목표 대학 진학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내신으로 대학을 갈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면 중간고사보다도 수능 준비에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연철 소장은 “등교 이후 치러지는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해 자신의 실력을 진단하고 보완하기 위한 학습법을 세워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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