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온라인 개학 속에서 준비하는 영재학교, 지원율 떨어질 가능성 크지만…
  • 김수진 기자

  • 입력:2020.04.10 10:30

 


동아일보 DB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입의 첫 스타트를 끊는 영재학교 입시가 늦춰진 개학 일정 및 온라인 개학이라는 큰 변수를 안고 출발한다. 이미 개학이 연기되는 과정에서 전형일정이 수차례 조정되는 혼란을 겪은 영재학교는 4월말부터 신입생 모집 일정을 시작한다. 가장 빨리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경기과학고와 대전과학고는 427()부터 54()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전형일정뿐만이 아니다. 전년도와 비교해 전체적인 전형의 틀은 그대로 가져가지만, 학교별로 입학 경쟁에 영향을 줄만한 세부 변화들이 곳곳에 있다. 이에 진학사의 도움을 받아 전년도와 달라진 영재학교 입시의 특징을 짚어보고, 현재 상황을 토대로 올해 지원 추이를 예상해봤다.

 

 

2020학년도에 지원 건수 크게 늘은 학교들, 원인은?

 

지난해 2020학년도 8개 영재고의 정원 내외 전체 모집은 862명이었고, 지원 건수는 12500건으로 14.51의 지원율을 보였다. 868명 모집한 2019학년도에 11792건의 지원으로 평균 경쟁률이 13.591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모집인원은 6명 줄었지만 지원 건수는 708건 늘었다. 3 학생 수가 19000여 명 감소한 상황에서도 영재학교 지원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이공계 선호와 함께 자사고 재지정평가 등 자사고 존립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모집인원 감소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에서 정원외 모집의 지역우수자 10명을 2020학년도부터 2명으로 줄이고, 외국인전형으로 2명을 신규 모집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다른 영재학교의 모집인원 변화는 없었다.

 

지원 건수가 증가한 순으로 보면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가 770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과학고가 346, 서울과학고가 214건 증가로 많았다. 반면 경기과학고는 1134건 지원 감소로 지원율이 크게 하락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의 경우 2단계 영재성검사에서 2020학년도에 인문·예술 소양평가가 제외되면서 수학·과학 역량 우수자들의 지원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또 대구과학고의 경우 제출서류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2019학년도에 제출서류 중 추천서를 1건만 받은 영재학교는 경기과학고와 대구과학고 2곳이었는데 경기과학고가 2020학년도부터 다른 영재학교처럼 담임 등 지도교사와 수학·과학 교사로 나눠 2건을 받으면서, 대구과학고만 추천서 1건이 되었기 때문. 추천서에 대한 부담이 덜한 대구과학고에 지원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한편, 서울과학고의 지원 증가는 경기과학고의 지원 감소와 연관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서울과학고는 2019학년도와 비교하여 2020학년도 전형방법의 변화가 없었는데, 경기과학고는 전형방법을 변경했다. 경기과학고는 2019학년도에 1단계에서 서류평가와 영재성 검사를 같이했던 것을, 2020학년도부터 분리하여 1단계에서 서류평가만으로 800명 내외를 선발한 후 2단계 영재성 검사를 실시했다. , 2019학년도에는 서류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이 영재성 검사를 통해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원이 많았는데, 2020학년도에는 서류만 따로 평가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지원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단계 서류평가 선발인원 측면에서 서울과학고는 인원 제한 없이 영재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자였지만, 경기과학고는 ‘800명 내외로 한정지어 서류에 불안한 수험생들이 지원을 고심하면서, 인원 제한을 두지 않은 서울과학고로 지원이 더 몰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3 학생 수 7.3% 감소, 영재학교 지원율 하락 예상되지만

 

한편 올해 중3 학생은 지난해보다 32000여 명 더 감소한다. 전년 대비 중3 학생 수가 7.3% 감소한 것으로 영재학교 전체 지원율도 하락할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49() 이후 단계적 온라인 개학 등 이전과는 매우 다른 환경에서 고입이 진행된다. 일정도 427() 부터 경기과학고, 대전과학고의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영재고들의 접수가 5월초까지 이어진다. 온라인 개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보니 추천서 등 서류 준비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614()로 다시 연기된 영재성 검사는 지원자들의 주도적 학습 시간을 늘려 입학 대비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영재성 검사까지 두 달 여가 남은 만큼 수학·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해당 과목의 심화 학습을 유지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정상적으로 3월에 개학했다면 여러 과목에 학업 시간이 분산되기 마련인데 이미 3월 한 달 간 수학, 과학 과목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면서 학업량이 오히려 늘 수 있다는 것. 다만, 이 영향으로 영재학교를 준비하는 수험생 간 학력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허 수석연구원은 예년보다 지원 가능한 영재학교 선을 분명히 하려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라면서 이는 중복 지원 감소로 이어져 전반적으로 영재고 지원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영재고 지원의 경우 잘 준비되었다고 생각하는 수험생과 그렇지 못하다고 위축되어 있는 수험생 간에 지원이 양분화 될 가능성이 크다. 허 수석연구원은 자만은 금물이며, 지원율이 낮은 곳이 경쟁력 있다는 등 섣부른 전략으로 접근해서도 안 된다면서 “2단계 영재성 검사 및 과학캠프 기출문제 등을 통해 적합성을 따져봐고, 과감한 소신 지원보다는 적정선에서 응시를 결정하는 것이 합격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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