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는 고교학점제 위한 초석?
  • 김재성 기자

  • 입력:2019.11.07 14:32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 입시지형에 어떤 태풍 몰고 올까?



 

 

교육부가 2025년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번 발표가 고입 등 입시지형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주목된다.


 

○ 교육부의 의도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의 강수를 둔 교육부. 그 의도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절대 원인으로 보이는 과학고․영재학교의 선발 방식을 개선하는 것은 뒤늦은 감이 있으나 바람직한 조치로 보인다고 밝히면서도 현행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를 그자체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고교학점제와 같이 봐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5년에 고교학점제를 실시하려면 내신 절대평가가 필요한데, 자사고 등을 그대로 두면 이들의 내신 불리함이 없어져 자사고 등으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국단위 모집 일반고의 모집 특례 폐지는 자사고 등의 폐지에 따라 그쪽으로 대신 몰릴 것을 염려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는 평준화지역 소재 자사고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에 있는 상산고와 경기 용인에 있는 외대부고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만기 소장은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 중 일부는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면서 “외대부고의 경우 일반고로 전환되면 평준화 지역에 속하는데, 반경 7㎞ 이내에 중학교는 하나밖에 없다”고 밝혔다. 


 

○ 고교 유형간 격차에서 일반고 간 격차로 모양만 바뀐 셈?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라는 카드는 말그대로 ‘고교 서열화’를 해소할 목적으로 나왔다. 결국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 간, 즉 고교 유형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인데, 본질적인 고교간의 격차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일괄폐지 전인 2024년까지 학생들이 외고, 자사고에 오히려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일괄폐지 후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서 전환된 학교들이 그 지역 내 명문학교로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하나고, 광진구에 있는 대원외고, 강동구에 있는 한영외고, 강서구에 있는 명덕외고, 성북구에 있는 대일외고 등 전통적인 명문으로 꼽혔던 서울지역 자사고, 외고가 모두 일반고로 전환되면 이들 학교가 해당지역 명문 일반고로 급부상 한다는 것. 


 

상황이 이렇게 되면 고교 유형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모두 일반고로 전환해놨는데, 일반고 안에서 또 다른 고교간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지난 5일 발표된 학종실태조사 결과 발표로 수시 학종뿐만 아니라 정시 모두에서 명문학교가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는 결과들이 나온 상황에서 명문학교, 명문학군에 대한 선호는 과거보다 더 높아져 있는 상태로 추정돼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임 대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금보다 그 학교에 들어가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괄폐지 후 기존 외고, 국제고, 자사고였던 학교와 명문학군으로의 쏠림현상이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명문학군 인근으로 이사 수요 급증?


2025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할 학생들은 현재 초등 4학년 학생이다. 이에 따른 변화도 주목된다. 


 

가장 먼저, 자사고, 외고, 국제고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던 현재 초4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안이 없어진 상황. 주변에 명문 일반고가 없는 경우 명문학군 또는 지역 내 거점 명문학교 인근으로 이사를 가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 대표는 “초등학교 4학년 이하의 경우 금년도 고교 선택결과, 향후 입시제도 변화, 일반고 획기적 역량 강화 등의 모멘텀이 없을 경우 중학교 진학하는 시점부터 명문학군으로의 이동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를 ‘강남 8학군’의 부활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강남 쏠림’ 현상이 심화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만기 소장은 “사실상 강남쏠림은 고교체제 개편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대입제도, 특히 정시 확대의 폭과 비율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현재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2025년에 이루어질 고교학점제나 고교체제 개편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조만간 발표될 대입제도 내지는 정시 확대 비율에 관심을 더 가지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밝혔다. 만약 현행 수시 중심의 대입 시스템과 학생부종합전형이 유지되며 내신의 위력이 현재처럼 강한 방식의 대입 제도가 계속되면 우려하는 ‘강남쏠림’은 그리 폭발적이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


 

이번 발표로, 초-중-고 전체를 아울러 학부모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고등학생들은 수시-정시비율과 학종 비교과 축소 등의 논란을 떠안고 있고, 중학생들은 외고, 국제고, 자사고 지원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일괄폐지가 발표되면서 지원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초등 4학년 이하가 적용되는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이 발표되면서 학교 선택 전략 수립과 대입을 위한 장기적인 학업 계획 수립의 불확실성을 현재 모든 학생들이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이만기 소장은 “올해 고입판도는 정시확대에 대한 비율이 발표되어 봐야 가늠할 수 있다”면서 “학부모들은 현 정부가 자사․특목고에 대해 불이익을 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정시 비율이 30%대로 정해지면 자사․특목고에 대한 선호도가 그리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정시 비율이 40~50% 대는 되어야 자사․특목고로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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