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70%→50%’ EBS 연계율 축소에 정시 확대까지… “수시냐, 정시냐”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8.23 18:46
2022학년도 수능 EBS 연계율 축소, 대입 전략은?


 


동아일보 자료사진 


현 고교 1학년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EBS 교재 연계율이 기존 70%에서 50%로 축소된다. 또한 과목 특성에 따라 연계 방식도 EBS 교재의 지문 등을 그대로 수능에 출제하는 방식의 직접 연계 대신 소재 일부만 차용하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최근 2022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은 2011학년도부터 줄곧 지금의 70%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처럼 높은 연계율은 “EBS만 파도 어느 정도의 성적은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 배경. 그러나 교육부가 EBS 연계율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할 방침을 밝히면서 2022학년도 수험생인 현 고1에게는 EBS 교재의 중요도가 크게 낮아지게 됐다. 이는 특히 2022학년도부터 수능 위주 전형이 30% 이상 확대되는 변화와 맞물려, 이전 학년과는 다른 대입 전략의 필요성을 암시하는 변수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 여전히 50%? “간접 연계로 실질 영향력은 더 줄어든 것”

사교육 경감을 목표로 한 EBS 수능 출제 연계는 2005학년도부터 이뤄졌다. 2011학년도부터는 수능 출제 연계율이 70% 비율로 유지되며,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학습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연계율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교과서 대신 EBS 교재로 수업을 하는 고교가 속출하고, EBS 교재의 지문 암기 및 문제풀이만 반복하는 교육으로 학교 수업이 파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 일각에서는 EBS 교재 반영으로 수능 출제 오류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교육부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EBS 연계율을 현행 70%에서 50%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현재 발표대로라면, 실제 수능에서 EBS의 영향력은 교육부가 밝힌 것보다 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가 EBS 연계율을 50%로 축소하는 동시에 간접 연계 전환 계획도 함께 밝혔기 때문. 2022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는 현재 일부 간접 연계되고 있는 영어 외에 다른 과목도 과목 특성에 따라 간접 연계로 전환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른 교과서, 문제집과 동일한 출제 범위를 다루는 EBS 교재가 그간 수능 학습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렸던 이유는 EBS 교재에 나왔던 지문이나 도표가 그대로 출제될 가능성, 즉 ‘직접 연계’ 때문이었다. 수능 출제 시 시중의 문제집이나 모의고사의 문항은 철저히 배제되지만 EBS 교재는 공식적으로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수능 문항을 일부나마 알고 대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컸던 것.

그러나 간접 연계가 늘어날 경우 ‘50%’라고 명시된 연계율을 그대로 체감하기 어려워진다. 교육부는 간접 연계에 대해 ‘수능 출제 시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 요지가 유사한 지문을 다른 책에서 발췌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간접 연계 문항은 EBS 교재의 문항이나 지문과 소재만 유사할 뿐 실제 내용의 유사성은 확연히 떨어진다. 수험생에 따라 체감 연계율을 ‘0%’로 느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교육부 발표 이후 교육 현장에선 “간접 연계는 EBS 연계 폐지와 같은 의미”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 수험생 입시 부담 가중 불가피

이처럼 대폭 줄어드는 수능의 EBS 연계율은 당장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무겁게 할 가능성이 높다. EBS 교재의 연계율 축소 발표 이후 쏟아진 사교육비 증가 우려가 그 방증이다. 기존 70%를 직접 연계하던 EBS 교재라는 나름의 학습 기준점이 옅어지면 수험생으로서는 더 넓은 범위에서 면밀히 수능 대비 학습을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에 따라 가중된 학습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수험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다수 입시 전문가도 이번 발표 직후 수험생의 수능 학습 부담이 높아질 것을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EBS 연계율 축소에 따라 수험생은 변형된 문제에 대한 실전감각을 익히는 것이 보다 중요해졌다”며 “좀 더 세밀한 수능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EBS 연계율 축소와 간접 연계 전환은 다른 교재 구입, 학원 수강 증가 등에 따른 사교육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한 지방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뚜렷해지는 수시와 정시 구분… ‘선택과 집중’ 전략이 유리할 수도

EBS 교재의 연계율 축소가 수험생에 미칠 영향이 단순히 수능 학습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국한되지 않을 확률도 높다. EBS 교재의 연계율이 줄어드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는 수능 위주 전형의 비중이 30% 이상으로 확대되기 때문. 수시 이월인원까지 고려하면 2022학년도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은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학령인구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기조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현 고교 1학년에게는 이전의 ‘선배 수험생’과는 다른 새로운 대입 전략 고민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수능에서는 EBS 연계율이 축소되면서 수능 학습 부담이 높아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을 일부 전형 요소로 활용하는 수시 전형이 줄면서 수시는 수능과 관계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창구로써의 성격이 더욱 분명해지는 반면에 정시(수능 위주 전형)는 EBS 연계율 축소로 인해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집중적인 수능 대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

남 소장은 “수능 위주 전형이 확대되며 수시와 정시 비중이 비교적 동등해지는 상황에서 두 모집 사이 구분이 보다 확실해지면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내신과 수능을 둘 다 준비해야 하는 대입보다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올인’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는 대입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줄어드는 학령인구로 이전보단 모든 전형에서 입시 경쟁률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재학생이 N수생 강세인 수능으로 대입 전략을 전환하는 데 부담감이 비교적 낮아지는 측면도 있다”며 “따라서 1학년 때는 내신에 전념하되, 그 성적이 진학 희망 대학에 미치지 못한다면, 수능으로 빨리 전환해 집중하는 대입 전략이 2022학년도부터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빠르면 1학년을 마친 시점에서 이를 판단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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