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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대입은 ‘정시’만 늘었다?” 숨은 행간을 읽어라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05.17 18:13

 


 

2021학년도 대학별 시행계획이 발표된 이후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 폭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에 앞서 2021학년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정시모집의 비중은 전년 대비 0.3%p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전체적인 대입의 흐름을 읽어야 하는 이가 아니라면, 즉 개별 대학의 입시를 준비하는 실제 고교생 입장에서 전반적으로 정시가 얼마나 늘었는가는 그리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 그보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발표한 대입전형 계획 내용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펴보면서 각 변화의 숨은 행간을 읽고, 그에 맞춰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입전형 계획 속 고교생이 놓치기 쉬운 행간을 짚어봤다.

 


정시 늘었으니 수능에 집중? ‘디테일을 봐라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되면서 대교협은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전형유형별 모집 비중을 종합해 발표했다. 각 대학의 입학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수능(위주) 전형 논술전형 실기(위주) 전형이 각각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 표다. 하지만 개별 고교생 입장에서는 이보다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모집단위의 전형별 선발인원이 어떻게 바뀌었느냐다.

 

연세대의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연세대는 2021학년도에 정시 모집인원을 2020학년도 대비 13% 늘렸다. 전체 정시 선발인원은 148명 늘어난 1,136명이다. 하지만 연세대는 이에 못지않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도 대폭 확대했다. 우선 학생부종합(면접형)의 모집인원을 전년 대비 2배 규모로 늘렸고, 학생부종합(활동우수형)과 학생부종합(국제형) 모집인원도 각각 전년 대비 20.9%, 152.5% 확대했다. 정시에서 늘어난 인원은 148명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늘어난 인원은 3개 전형을 합쳐 573명에 달한다. 연세대 지원자로 대상을 한정한다면, 입학의 문은 정시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더욱 넓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한 예로 연세대 경제학부를 기준으로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를 비교해보자. 연세대 경제학부는 정시모집으로 2020학년도에 66, 2021학년도에는 70명을 선발한다. 4명이 늘었다. 이번엔 학생부종합전형을 살펴보자. 2020학년도에 학생부종합(면접형)25, 학생부종합(활동우수형)40명을 선발한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학년도에는 학생부종합(면접형)으로 34, 학생부종합(활동우수형)으로 50명을 선발한다. 면접형에서 9, 활동우수형에서 10명이 늘어나면서 두 전형에서만 19명을 더 선발한다. 정시에서 늘어난 4명보다 훨씬 확대 폭이 크다. 한편 논술전형은 2020학년도 41명에서 2021학년도 18명으로 크게 줄어든다. , 연세대 경제학부를 목표로 준비하는 현재 고2에게 가장 문이 넓은 전형은 여전히 학생부종합전형인 것이다.

 

서울 상위권 대학 중에는 정시를 늘리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을 같이 확대한 대학이 많다. 전체적인 틀이 아니라 특정 모집단위로만 한정해 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폭이 더 클 수도 있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발표한 시행계획의 면면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대입 지원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입은 점점 더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으로 양극화될 것이라면서 수능과 학생부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최상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교생은 당장의 내신과 학생부 관리에 힘 쓰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우선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능 최저 완화하거나 없애거나마냥 반길 일일까?

 

곱씹어봐야 하는 변화는 또 있다. 대학들이 수시 전형에 적용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힘을 빼고 있는 것. 동국대와 중앙대, 이화여대 등 2021학년도뿐 아니라 당장 2020학년도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한 대학이 많다.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강세를 보인 이후 많은 고교생이 학생부 관리에 집중하면서 고교 생활과 수능 준비의 병행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이러한 고교생에게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또는 완화는 일견 반가운 소식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지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선 이 변화 속에 숨은 행간까지 읽어내야 한다. 고교생의 수능 준비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완화나 폐지는 곧 경쟁률의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

 

매년 논술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을 꾸준히 공개해 온 경희대의 지난해 자료를 살펴보면, 최저 20.8%(한의예과-자연)에서 최고 56.3%(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은 대개 절반 수준을 밑돈다. 비단 논술전형 뿐만이 아니다. 고려대가 올해 입학설명회에서 공개한 면접응시자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비율을 보면, 일반전형 내 충족률은 최저 28.3%(간호대학)에서 최고 77.3%(정경대학). 이미 1단계에서 5배수 내외의 합격자로 선정된 이들 가운데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원자가 상당한 셈이다.

 

그럼 이처럼 실질적 경쟁의 진입장벽 역할을 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거나 폐지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연히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합격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대학의 경우 폐지 이전과 지원자 집단의 특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합격 커트라인이 더욱 크게 요동칠 수 있다. 고교생은 이전보다 합격선이 높아질 것을 대비해 지원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것.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폐지나 완화는 곧 경쟁률 상승을 의미하고, 이는 입시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대학에서 발표한 전년도 입시 결과를 아예 믿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발표된 수치보다 가감을 해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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