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소식
  • 인강 대신 ‘스방’, 선생님 대신 ‘에듀크리에이터’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3.22 18:01
‘유튜브’가 쏘아 올린 교육업계 변화는?


 


이투스교육은 최근 개설한 유튜브 채널 ‘스터디요’의 1호 에듀크리에이터로 스타 강사 최태성 씨를 영입했다. 이투스교육 제공



“스터디 방송, 줄여서 ‘스방’의 1호 크리에이터가 됐습니다.
멋진 ‘스방’을 만들어보겠습니다.”
  

‘큰별쌤’으로 유명한 한국사 스타 강사 최태성 씨는 최근 ‘에듀크리에이터’로 깜짝 변신했다. EBS, 이투스교육의 한국사 영역 대표 강사이자 KBS ‘역사저널 그날’과 같은 방송활동을 통해 잘 알려진 그가 이투스교육이 새롭게 개설한 유튜브 채널 ‘스터디요’의 1호 에듀크리에이터가 되며 유튜버로 본격 데뷔한 것.

‘큰별쌤’뿐만이 아니다. 유튜브가 현대인의 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최근에는 최 씨 외에도 많은 현직 교사, 강사가 ‘에듀크리에이터’로 모습을 바꿔 대중과 만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의 소속이다. 기존 대다수의 에듀크리에이터가 개인적으로 유튜버로 데뷔해 활동을 진행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교육업체가 채널을 개설하고 에듀크리에이터를 섭외‧양성해 콘텐츠를 선보이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개인의 성장이나 도전 차원에서의 변화가 아니라 교육산업 전체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다.


○ 스타 강사부터 가상 캐릭터까지… 유튜브로 떠난 학생 마음 ‘에듀크리에이터’로 잡는다

에듀크리에이터를 통해 유튜브 공략에 나선 업체는 이투스교육 외에도 많다.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는 이미 유튜브에서 어느 정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대표적인 ‘에듀크리에이터’다. ‘공부의 신’이라는 확고한 브랜드를 가진 강성태 대표는 스스로를 공신닷컴을 대표하는 에듀크리에이터로 내세우며 학습 콘텐츠를 왕성하게 선보이고 있다. 학습법 멘토링부터 영문법 공부, 동기부여 영상, 공부할 때 들으면 좋은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까지 내용도 다채롭다.

현재 유튜브 ‘공부의신 강성태’ 채널의 구독자는 86만 명을 넘었으며 전체 조회 수 또한 1억 5000만회에 육박한다. 스스로가 ‘교육 분야 유튜버로서는 최초 1억 5000만뷰 돌파’라고 소개할 정도로 교육 관련 채널에서는 독보적인 수치다.

파고다교육그룹은 좀 더 적극적이다. 아예 에듀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사업을 마련, 소속 에듀크리에이터를 통해 인기 채널 ‘진짜 중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어학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가상 캐릭터를 에듀크리에이터로 내세운 업체도 있다.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은 지난 18일 ‘살아남기 TV’ 채널을 개설하고 국내 최초 가상 에듀크리에이터 ‘지오’와 ‘피피’를 공개했다. ‘지오’와 ‘피피’는 2500만 부 판매 기록을 세운 학습만화 시리즈 ‘살아남기’의 주인공 캐릭터로, 미래엔은 이들이 재난 속 모험을 통해 여러 과학 원리를 알려주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미래엔은 유튜브 콘텐츠의 가장 큰 장점이 쌍방향 소통인 만큼 ‘살아있는’ 다른 에듀크리에이터처럼 이들 캐릭터가 고민 상담과 질의응답 등도 진행할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미래엔이 지난 18일 공개한 국내 최초 가상 에듀크리에이터 ‘지오’와 ‘피피’. 미래엔 제공

이밖에도 이투스교육이 지난달 총 상금 1180만원을 걸고 에듀크리에이터 발굴을 위한 ‘마리클 영상 콘테스트’를 여는 등 여러 업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에듀크리에이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역으로 인기 유튜버를 에듀크리에이터로 섭외해 자사 콘텐츠를 제작하는 교육업체도 있다. 윤선생은 지난 1월 영어 학습책을 출시하면서 ‘키즈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인기 유튜버 ‘헤이지니’를 섭외해 함께 콘텐츠를 제작했으며 천재교육 역시 최근 유명 유튜버 ‘도티’와 함께 겨울방학 학습 콘텐츠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 ‘더 짧고 강렬하게’ 옷 갈아입는 교육 콘텐츠… 드라마, 예능 차용도

교육자들이 ‘선생님’의 틀을 깨고 ‘에듀크리에이터’로 변하면서 이들이 전하는 교육 콘텐츠의 형태와 내용 또한 보다 다양해졌다. 사실 에듀크리에이터가 선보이는 공부 방송, 이른바 ‘스방(스터디 방송)’은 온라인을 통해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영상이라는 점에서 기존 ‘인강(인터넷 강의)’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에듀크리에이터가 제작한다는 점에서 꽤나 차이가 벌어진다.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비용이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시청에 드는 비용이 ‘무료’다. 대체로 일정 비용을 지불한 이들만 보는 인강과는 다르다. 그렇다보니 ‘스방’은 교육 내용을 충실하게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비교적 적다. 대신 참신하고 톡톡 튀는 기획과 구성이 요구된다. 길이 또한 줄어든다. ‘짧고 강렬한’ 영상을 소비하는 요즘 젊은 층의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반영해 탄생한 ‘스방’은 교육 내용을 충실하게 담는 데 집중하는 기존 인강과 달리 젊은이들의 시선을 끄는 참신한 기획 속 짧고 강렬하게 교육 내용을 구성한다. 에듀크리에이터로 변신한 최태성 강사가 같은 한국사를 가르치면서도 유튜브에서는 ‘강의인 듯 강의 아닌 강의 같은 썸강’을 콘셉트로 내세워, 학습 내용을 대폭 간추려 전하는 것과 같은 식이다. 그래서 ‘스방’은 인강만큼 충분한 학습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는 대신 기존의 ‘선생과 제자’라는 벽을 허물고 학습자가 더욱 쉽고 재밌게 학습에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점을 지닌다.

유튜브가 기반인 만큼 드라마, 예능 등을 차용한 참신한 교육 콘텐츠 제작도 시도된다. 미래엔은 웹드라마 ‘악동탐정스’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투스교육도 예능 인강과 라이브 퀴즈쇼 등을 준비 중이다. 박소영 미래엔 출판사업본부 만화콘텐츠개발팀장은 “초등학생 장래희망 순위권에 유튜버가 들어가는 시대인 만큼 가상 에듀크리에이터와 웹드라마는 어린이들의 학습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맞는 교육 콘텐츠 다각화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갈수록 축소되는 교육업계의 위기 대응책이기도

‘선생님’이 ‘에듀크리에이터’가 되고 ‘인강’이 ‘스방’이 되는 급속한 변화는 단연 유튜브로 대표되는 플랫폼 변화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조금 더 현실적이고 절실한 요인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하나는 학령인구 감소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갈수록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육 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절실한 상황에 처해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의 주 수요층인 10~30대의 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유튜브와 콘텐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중심으로 한 입시 트렌드 변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대입에서 전국 수험생을 대상으로 같은 문제의 시험을 실시, ‘줄 세우기’를 하는 수능보다 개개인의 다양한 활동과 학습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종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인강과 같은 일방향적 대형 강의에 대한 호응이 비교적 떨어지고 있기 때문. 이러한 경향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소규모 혹은 일대일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 비중이 늘어가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인강 대신 개개인 수요에 따라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쌍방향 ‘스방’에 오히려 학습자들의 관심이 쏠리게 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유튜브를 통한 ‘스방’의 경우 학습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거나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이를 마케팅 수단 정도로만 활용해 기존 진행하던 인강이나 오프라인 교육으로 학습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쓰는 업체도 상당수다. 일부 업체가 유명 강사의 인강 중 재밌는 부분만 추려서 만든 이른바 ‘썰강’을 유튜브에 올려 학습자를 유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파고다교육그룹의 유튜브 콘텐츠 ‘진짜 중국어’의 경우 구독자 수가 6만 명에 육박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자 역으로 인강으로 론칭되기도 했다.
 


파고다교육그룹의 유튜브 콘텐츠 ‘진짜 중국어’는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인강으로 론칭됐다. 파고다인강 홈페이지 캡처

 

이투스교육 관계자는 “에듀크리에이터를 통한 유튜브 시장 진출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교육 시장 축소가 기정사실화돼 있는 상황에서 활로 모색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전략 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 스타 강사부터 개성 넘치는 신인까지 에듀크리에이터를 폭넓게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며, 기존 콘텐츠를 유튜브 형태로 재편집해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튜브에서만 선보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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