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독재가 실패하는 결정적 이유, '공부하지 않는 재수'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02.19 13:38





최근 재수 수험생활의 트렌드는 독재(독학재수)’입니다. 독재는 고등학교 4학년이나 다름없는 재수종합반에서 불필요한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매력적인 수험전략입니다.

 

하지만, 독재를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학습량에 대한 착각입니다. 자습시간을 많이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습시간을 오롯이 진짜 공부에 쓰는 수험생은 많지 않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요?

 

혼자서 공부하는 독재생들 상당수가 학원 대신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 부분의 인터넷강의를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합니다. 문제는 그저 수업을 듣는 인강 수강시간을 공부시간으로 착각하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중 대부분을 인강에 투자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공부량 그 자체가 성공적인 수험생활의 유일한 지표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수능과 같이 범위가 정해져 있고, 객관식 문제가 대부분인 시험에서 공부량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득점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절대적인 공부량이 확보될 때 성적 상승도 따라옵니다.

 

그런데 강의를 수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공부하기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합니다. 인터넷 강의를 감상하고 지나가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멋진 골 장면을 여러 번 돌려보기만 한다고 해서, 우리가 갑자기 그런 슈팅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골 장면을 여러 번 돌려 보면서 슈팅의 기술을 공부하고, 실제로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몸으로 여러 번 반복해 익혀야 비로소 비슷하게나마 따라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 강의를 하루에 10시간씩 본다고 해서 인터넷 강의 속 모든 내용이 내 것이 되진 않습니다. 한 시간짜리 강의를 본다면, 그와 관련된 공부는 2시간, 3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인터넷 강의로 공부한 내용을 담은 기본서를 다시 읽으며 개념을 한 번 더 이해, 정리하고, 문제를 풀며 그 문제에 활용된 개념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자신만의 학습과정이 더해져야 하니까요. 만약 이러한 자신만의 공부 과정 없이 인터넷 강의만 연달아 보고 있다면, 그것은 진짜 공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저 장르가 국영인 영화로 시간을 때운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만약 학부모라면, 이러한 점을 감안해 자녀가 다닐 독재 학원을 골라야 합니다. 인터넷 강의 콘텐츠를 무한정 제공하고, 엄격하게 생활을 통제하고, 독서실 공간을 확보해주는 등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수능감각이 살아 있는 강사/멘토가 질문을 받아주는지, 개인별 학습상담이 이루어지는지 등은 화면 속 명강의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해 수험생 스스로 하는 공부를 돕는 학원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수험생이 학원에서 자신만의 공부를 오롯이 할 수 있을 때 독재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재도전을 결심하신 여러분.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고, 경쟁자들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보이지 않아 불안하실 겁니다. 그건 여러분이 지금 潛泳(잠영)” 중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수영을 할 줄 모릅니다만, 잠영을 오래, 길게 한 후에 물 위로 올라올수록 더 빨리,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합니다. 펠프스나 박태환 같은 최정상급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까닭을, 많은 전문가들은 그들의 효과적인 잠영에서 찾기도 합니다.

 

지금의 긴 잠영이 끝나고 난 뒤, 여러분은 더 멀리, 더 빨리 앞으로 치고 나갈 동력을 얻게 될 겁니다. 물 위로 올라가기 전까지, 조금만 더 숨을 참아 봅시다. 그리고 내일도 힘차게 발길질합시다. 수면 위로 머리를 내미는 순간, 여러분께 펼쳐질 새로운 세상을 응원합니다.

 

 ▶ 조영탁 다원교육 독학교육원장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 입력:2019.02.19 13:38
  • 저작권자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 목록

  • 위로

작성자 필수
내용
/500글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