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영단어 모른다고 더 많이 암기한다?… “그게 바로 영어 실패의 원인”
  • 김효정 기자

  • 입력:2018.10.16 08:00
권태형 교집합 연구소장의 영어 우등생 만들기… ② 영단어 학습실패의 원인은?

 








《2018학년도 대입에서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며 입시에서 영어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됐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에게 ‘영어’의 중요성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지요.

 

 

그렇다면 초·중등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녀의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후천적 영어 1등급 만들기’의 저자이자 교집합 교육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권태형 소장의 ‘영어 우등생 만들기’ 시리즈를 통해 그 방법을 살펴봅니다. 》 

 

 

지난 칼럼에서 고등학생들이 꼽은 영어공부가 어려워진 시점 1위가 ‘중1’, 그 다음이 ‘중2’라는 조사결과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중학교에서는 개념 중심의 추상적 어휘가 급격히 증가하고 문자 언어 중심의 수업이 주를 이루는 데서 비롯된 결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즉, 중학생이 되면서 영어가 어휘를 중심으로 어려워지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죠.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영어공부에서 핵심 중에 핵심, 기본 중에 기본인 영단어 학습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 시작으로 가장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투자되는 ‘영단어학습, 도대체 왜 실패하느냐’부터 들여다보겠습니다. 

 

 

우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아래 <그림>)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평가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전체 학생과 학습부진 학생 모두 영어 공부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학습방법으로 ‘단어암기법 활용’을 꼽았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영단어 학습에 대한 부족함과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능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도 수능 영어가 어려운 이유 및 수능 준비에 가장 필요한 학습으로 ‘영단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어가 중학생 때 어려워진 이유도, 고등학교 때 가장 큰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수능 영어 성적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도 ‘영단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단어 학습에 실패하면 영어 자체가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공부를 하면서 영어단어의 중요성을 모르는 학습자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잘못 되었기에 많은 학생들이 중·고등 과정 내내 영어단어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일까요? 그 원인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우선, 영단어 학습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태도와 감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무기력감’입니다. 밑도 끝도 없는 그야말로 무한반복의 느낌이지요. 그 어느 누구도 영단어 학습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을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그저 닥치는 대로 외우고 또 외우고, 집중과 의지만을 강조합니다. 정작 단어학습을 해야 하는 학습자의 성향과 역량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영단어 학습에 흥미 요소가 적다는 것도 영단어 학습실패의 다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독해와 듣기 등 다른 영어 학습영역에는 내용과 스토리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늘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더라도 내용에 집중하다보면 새로운 지식도 알게 되고 순간순간 흥미에 빠져들기도 하죠. 그러나 영단어는 그 자체로 ‘스토리’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암기위주의 단조로운 학습패턴만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흥미와 동기가 필요한 저학년 아이들의 영단어 학습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영어단어는 암기중심의 학습이기 때문에 암기력이 약한 학생들에게는 정말 지옥이 따로 없는 영역입니다. 암기가 힘들어서 진도가 밀리고, 진도가 밀리는 것이 반복되면 불안한 나머지 소위 ‘빡센 학원’에 보내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더 많은 단어를 외우게 됩니다. 암기가 힘들어서 생긴 문제를 더 많은 암기를 시키는 걸로 해결하려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결국 이런 학생들은 나중에 ‘영어 공포증(Phobia)’에 빠지고 결국 실패하는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암기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특히 역량과 성향에 맞는 학습전략이 따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국어 어휘력 부족도 심각합니다. 영어단어에는 정확한 학년 구분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교육부에서 지정한 초중고 필수 3000단어를 들여다보아도 구체적인 학년구분은 되어있지 않죠. 거기에다 무리한 영단어 선행학습을 하다보면 부딪치게 되는 문제가 바로 국어 어휘력입니다. 예를 들어, ‘피상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Superficial’ 단어를 학습하는 학생이 ‘피상적인’이라는 한국어 뜻을 제대로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암기가 될 수 없는 원천적인 불능상태에서 억지로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은 학습에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요. 그러나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 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영단어 학습실패에 관한 몇 가지 원인을 말씀드렸습니다만, 결국 한마디로 ‘영단어 학습 로드맵의 부재’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학습자의 영단어 학습 성향 및 역량 그리고 장기기억으로 가는 매커니즘을 반영한 학습방법과 계획 등 현실적인 해법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외우는 것’이라는 강요는 우리 아이들의 영어를 멍들게 할 뿐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영단어 학습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들어가면서 ‘영단어 학습에도 성향이 있다?!’라는 주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권태형 교집합 연구소장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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