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중1 수학 얼마나 중요한데… 자유학기라고 방심할래?
  • 김지연 기자

  • 입력:2018.09.21 09:00
이지영 에이텐수학학원 강사가 말하는 자유학기 시기의 수학 공부법






 

중학교 1학년 1학기, 본격적으로 수의 개념이 확대되는 시기다. 초등학교를 다닐 땐 유리수와 무리수만 배웠던 학생들이 정수와 무리수 π의 개념을 처음 접하면서 실수 체계의 개념을 이해하게 된다. 또 간단한 일차방정식을 배우고, 좌표평면과 정비례-반비례 개념을 통해 함수 개념도 맛보게 된다. 이렇게 중학교 1학년의 수학 교과과정은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6년이라는 건설기간이 걸리는 거대한 건물의 기초 작업을 하는 과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학기 때 수학의 가장 큰 틀인 정의와 정리, 논리적인 증명과정과 사고방식 등을 작도와 평면도형, 입체도형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필자도 중학교 1학년 때 작도를 배우면서 임의의 각을 3등분하는 작도방법을 찾기 위해 몇 달 동안 수십 권의 연습장을 썼던 경험이 있다. 훗날 임의의 각을 3등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1837년에 증명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했으나, 그 당시의 노력은 기하학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음은 틀림없다. 이처럼 도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나아가 수학에 대한 자신감까지 생길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중학교 1학년 2학기인 것이다.

 

이렇게 수학의 기초를 다지는 가장 중요한 과정들이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단원평가정도만 할 뿐 수준 있는 시험은 치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학 공부에 깊이가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테스트 전에 기본적인 내용만 대충 훑어보는 수준에서 공부를 멈추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부모님의 관리 하에 어려서부터 수학공부를 꾸준히 하는 학생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험이 동기부여가 되었던 과거에는 대다수가 꾸준히 수학 공부를 했다면 이제는 극히 소수의 학생들만 수학을 꾸준히 공부한다. 그렇게 생긴 수준의 양극화 현상은 중학교 1학년을 거쳐 시험을 보는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순간부터 극명하게 갈라진다. 

 

중학교 1학년이 되어도 시험을 보지 않아서 딱히 위기감도 없었던 학생들은 2학년이 되면 조금은 공부에 대한 열망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공부는 정신력과 하고자 하는 의욕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말에 모든 선생님들은 공감할 것이다. 중학교 성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머리보다는 습관이다. 고등학교 수학은 수학적 감각도 중요하지만 중학교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엉덩이 싸움이다. “중학교 2학년부터 열심히 공부하지 뭐”라고 하면서 중학교 1학년을 보낸 친구들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하게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인 학생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간신히 공부할 의욕이 생겨서 공부를 해도 스스로 납득 가능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사춘기에 접어든 연약한 중학생들은 금방 공부에 대한 의지를 접어버린다. 심리학적으로 ‘공부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결과보다는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자존심에 상처를 덜 받기 때문이다. 그렇게 뒤늦게 수학을 시작한 학생들은 스스로를 수포자라 칭하는 ‘포기’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극대화된다.

 

다행히 아직 중학교 1학년 과정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직 한 학기와 겨울방학이 남아있다. 자유학년제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폐단도 많지만 학습량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기회의 장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중학교 1학년이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몇 가지 조언을 적어본다. 

 

첫째, 일단 공부하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암기과목은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으나 수학과 영어는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상위권 학생들은 과정 위주로 계획을 짜고, 중하위권이라면 수준에 맞는 문제집을 잘 선별해서 매일매일 소화가능한 양을 설정해 공부하면서 일단 공부하는 습관을 먼저 붙여야 한다. 

 

둘째, 암산보다는 필산 습관을 길러야 한다. 시중에 대부분의 문제집들은 여백이 많아서 책에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많다. 빠르게 풀 수 있고 연습장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단점이 더 크다. 여백에 따라서 과정을 자꾸 생략하며 암산을 하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이 잦은 실수로 연결된다. 실수가 습관이 되면 실력보다 항상 더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특히 도형에 관련된 모든 문제는 연습장에 그 도형을 다시 그려보는 습관을 기르게 해야 한다. 참고로 중학교 1학년 중에는 아직도 정사면체와 정육면체, 정팔면체를 못 그리는 친구들이 많다. 수학 선생님이라면 저 세 가지 입체도형을 못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다 공감할 것이다. 

 

셋째, 지필고사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시험을 제대로 치러보지 못한 학생들이 중학교 2학년 때 시험이 끝난 후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주어진 시간 안에 수학 문제를 다 풀지 못했다’는 것이다. 배점이 높은 서술형 문제들이 뒷부분에 많이 배치되어 있는데 시간 관리를 잘 못해서 뒷부분의 서술형 문제들은 손도 대지 못했다는 학생들이 꽤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경험을 가진 학생들은 시험을 볼 때마다 고질적으로 시간에 대한 압박감을 갖게 되고, 결국 떨려서 실수도 더 많아지게 된다. 그러니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보는 훈련을 통해 문제를 푸는 순서와 시간 배분에 대한 훈련을 자주해야 시험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넷째, 심화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대부분의 학교가 변별력 확보를 위해 수학 시험문제 중에서 2문제 내외로 반드시 심화문제를 출제한다. 처음부터 90점대를 목표로 잡고 이런 문제들을 그냥 넘기는 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그렇게 심화문제를 2~3개 틀리고 여기에 혹시 모를 실수까지 감안하면 수학점수는 80점대 전후가 나오게 된다. 그러니 심화문제는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심화문제를 풀어내는 학생들은 지금과 같은 방법대로 공부하면 된다. 하지만 심화문제는 절대 못 풀겠다는 친구들은 일단 설명과 풀이를 보고 한 줄 한 줄 정복해 나가는 심정으로 공부해야 한다. 풀이 중에 이해가지 않는 한 줄이 있다는 건 선행개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선행개념은 선생님이나 주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한 줄씩 이해하고 그 한 문제를 완전히 이해했을 때 처음부터 다시 깔끔하게 몇 번씩 풀어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참고로 필자도 이런 방법으로 심화문제에 익숙해졌다. 심화문제는 자주 만나서 익숙해지고 두려움을 없애는 것만이 답이다. 그냥 무턱대고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해답을 보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는 무책임한 소리는 듣지 마라. 그렇게 두려움부터 없어져야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생긴다.

 

끝으로 아직은 부모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중학생이면 “이제 다 컸네”라는 말을 듣는 시기지만 아직은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하다. 특히 수학공부는 특별한 동기부여도 없고, 시험을 안보니 위기감도 없고,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절실함도 없다. 그리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도 세우기 힘들다. 물론 스스로 실패의 과정을 몇 번 겪어서 독립적인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 강조하기에 중학교 1학년의 학습과정은 너무나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니 아직은 부모님이 옆에서 관찰하고, 격려하며 지치지 않도록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지영 에이텐수학학원 강사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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