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우선 선발권 폐지에 가려진 외고·국제고·자사고 입시의 ‘핵심’은?
  • 김효정 기자

  • 입력:2018.06.14 17:29
뒤틀린 고입, 외고·국제고·자사고 준비 전략은?

 








올해부터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이 폐지됨에 따라 고교 입시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이들 세 학교에 지원해 탈락할 경우 원거리 일반고에 배정받거나, 고입 재수를 해야 해 많은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원을 망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입시전문가 대부분은 올해 외고·국제고·자사고의 경쟁률이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학교의 경쟁률 하락을 기회로 삼아 진학을 고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표면적인 경쟁률 하락이 손쉬운 합격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중3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8월 중에 확정되지만, 지금의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대입 구조를 단숨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춘 외고·국제고·자사고에 진학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적지 않다. 결국 기존에 ‘일반고 지원’이라는 안전판을 발판 삼아 지원했던 학생들이 빠지면서 경쟁률 거품은 꺼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학교에 소신 지원한 학생들 간의 치열한 경쟁은 여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외고·국제고·자사고 진학을 염두에 둔 중학생들은 무엇에 유의해 고입을 대비해야 할까. 입시전문가와 현직 교사에게 묻고 들었다.

 

 

○ 외고·국제고 지원 희망한다면? 영어는 기본 ‘국어·사회’까지 잡아야

 

외고·국제고는 올해 신입생 선발 방식에 변화가 있다. 두 학교는 기존에 1단계 평가에서 영어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일정 배수의 학생을 선발했다. 이때 2학년 성적은 성취평가제로, 3학년 성적은 석차 9등급제로 반영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3학년 성적도 성취평가제로 반영된다. 성취평가제란 성적이 90점 이상인 경우 A등급, 80점 이상은 B등급과 같이 일정 기준의 성적을 충족하면 특정 등급을 부여하는 절대평가체제의 성적 평가 방식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내신의 변별력을 크게 낮춘다는 것이다. 외고, 국제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영어 성적 마지노선은 일반적으로 2학년 A, A등급, 3학년 2, 2등급 정도다. 하지만 3학년 성적이 성취평가제로 적용될 경우 기존에 2, 3등급을 받던 학생들도 A등급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실상 영어 성적의 변별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어, 사회 성적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지난해까지는 1단계 영어 성적 동점자를 모두 합격시켰지만, 올해부터는 3학년 2학기 국어, 사회 순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합격 처리된다.

 

김창식 엠베스트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제고는 지난해 치러진 특목고, 자사고 입시에서 유일하게 전체 지원인원이 증가한 학교이며, 평균 지원율도 2대 1 정도로 형성된다”며 “국제고 지원자 대부분이 모든 학기 영어 성적 A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동점자 처리 기준에 유의해 남은 3학년 1, 2학기 내신 시험에서 국어, 사회 성취도 A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추천서 폐지+3학년 세특·행특 미반영… 막판 뒤집기보다 ‘꾸준함’이 중요

 

제출서류 간소화 움직임도 유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서울시는 외고·국제고·자사고 입학전형에서 교사추천서를 제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것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담임교사에게 추천서 작성을 부탁해야 하는 부담은 줄었지만, 학생부가 다소 부실한 학생의 경우 추천서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또한 고입에서는 학생부 3학년 기록 일부가 평가에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상당수 학생들은 고입을 앞둔 중3이 돼서야 진학할 고교를 확정하고, 1, 2학년 때 부족했던 학생부 내역을 3학년 활동을 통해 보완하고자 한다. 하지만 외고·국제고 입시에서는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이 활용되지 않으며, 중학교 3학년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행특)은 평가에서 제외된다. 자사고의 경우 중학교 3학년 세특과 행특이 평가에서 배제된다. 추후에 특목·자사고 진학을 염두에 둔 중학생이라면 1, 2학년 때부터 활발하게 교내활동에 참여하며 자신의 학업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의 한 국제고 입학부장 A씨는 “외고·국제고 입시에서는 1, 2학년 행특과 창체 기록만 볼 수 있다. 3학년 창체 기록의 경우 고교 입시가 종료된 이후에 중학교에서 기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활동 내역을 볼 수 없다”며 “3학년 때 충실한 비교과 활동으로 역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1, 2학년 때부터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꾸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고입 성공 열쇠 ‘면접’… 그 밑바탕엔 자소서와 독서 자리 잡아야

 

이미 학생부를 관리할 타이밍을 놓친 중3 학생들은 약점을 보완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좌절하기는 이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활용하면 충분히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경기도의 한 자사고 입학부장은 “3학년 때 활동 내역이 학생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학생부에 기재된 2학년 활동 내역을 참고해 이를 심화할 수 있는 내용의 탐구활동을 3학년 때 수행하되,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자소서에 상세하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1단계 합격자들의 역량은 대부분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사실상 합·불을 가르는 것은 면접이다. 따라서 자신이 중학교 생활에서 무엇에 관심을 가졌으며, 어떤 목표를 바탕으로 활동했는지를 자소서에 녹여내고 면접에서 이를 조리 있게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고·국제고·자사고 입시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즉, 자소서와 면접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드러내는 것이 합격의 핵심인 것. 남들과 차별화된 자기주도성을 어필하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꾸준한 ‘독서활동’을 전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김창식 수석연구원은 “성취도 올 A를 받는 것만으로는 자기주도적 학습역량을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자신이 관심을 갖고 동아리에서 수행한 활동 또는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특성 및 진로 희망 사유 등과 연계된 폭넓은 독서활동을 수행한다면 깊이 있는 학업 역량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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