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2020 대입, 연세대 정시 모집인원 확대가 서·성·한에 미치는 영향은?
  • 김효정 기자

  • 입력:2018.06.07 10:39
박수범 타임교육 서부지역 대입연구소 소장이 전하는 연세대 2020 전형계획안 분석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폐지와 정시 모집인원의 확대를 기본방향으로 하는 연세대 2020 전형계획안이 발표된 이후 전체 대입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부터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었다. 

 

 

이런 분석들 가운데는 오류가 분명해 보이는 주장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가장 일반적인 오류는 첫째 수능 최저가 없어지면 수능 실력이 떨어지는 일반고 학생의 합격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둘째는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세대가 정시 최초 모집인원을 늘리더라도 기존의 정시모집인원(정시최초 모집인원 + 수시이월인원)과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정시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은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전형별 모집인원의 변화를 살펴보면 위의 분석들이 왜 오류인지 그 근거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연세대의 수시 모집인원은 2019학년도 2419명에서 2020학년도에는 2297명으로 122명 감소했고, 정시모집인원은 1011명에서 1136명으로 125명 증가했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면접형과 활동우수형은 인원변동이 없으며 특기자전형에서 선발하던 외국고 출신자를 위한 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논술전형은 643명에서 607명으로 36명 줄였으며, 특기자전형은 805명에서 599명으로 206명을 줄였다. 

 

단순하게 보면 수시전형의 모집인원은 줄고 정시모집인원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집인원을 전형별로 살펴보면 수시전형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논술전형의 인원 감소는 의대모집인원 폐지와 공대 인기학과의 모집인원 축소로 인한 것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나 공대 인기학과의 경우 대학별고사문제를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할 경우 변별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아예 뽑지 않거나 숫자를 줄인 것이다. 자신의 의도대로 문제를 출제할 수 있는 계열은 인원을 유지하거나 늘리고, 그렇지 못한 계열은 모집 인원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인원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영어 제시문이나 한문을 출제할 수 있는 사회과학계열이나 국문학과는 논술전형에서 모집인원이 25명 늘었다는 것을 보면 연세대의 의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특기자전형에서 사회과학계열을 제외한 것은 특기자전형 축소라는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던 외국고 출신자 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한 것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 사회과학인재 전형 모집인원은 정시로 이월했다. 이것은 정시에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동일한 모집인원을 유지한 것으로 보이는 학교활동우수형 인재는 실질적으로는 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의예과의 경우 선발인원이 13명에서 45명으로 늘었음에도 전체 모집인원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논술전형과 정시정원에서의 축소된 의예과 선발인원이 전부 학교활동우수형에 흡수되었다. 2016학년도 기준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를 고교별로 분류해 보면 영재교와 과고출신자는 0%, 자사고와 외고 출신들이 19%, 일반고 출신이 76% 를 차지했었다. 2018학년도 입시까지도 이런 비율은 유지되었다. 교과성적과 수능 최저 학력조건이 일정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년부터 수시 수능 최저가 폐지되면 오히려 영재교와 과고학생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될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 모집인원 축소와 수능 최저 조건 폐지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거라 예측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정시에서는 어떤 변화를 예상할 수 있을까?

 

혹자는 연세대가 수능 최저 자격을 폐지하면 정시이월 인원이 줄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수시전형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수시전형은 일괄합산전형이거나 단계별 전형이다. 단계별 전형의 경우 1단계에서 모집정원의 2-3배수의 학생을 선발한 후 대학별 고사를 치르거나 면접을 진행한다. 그리고 최초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모집정원의 50% 정도의 예비합격자도 함께 발표한다. 즉, 1단계를 통과한 2-3배수의 학생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비번호가 주어진 학생들에게만 수시합격의 기회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연세대를 지원한 학생들의 상당수는 서울대도 지원한다. 중복합격이 되는 경우 연세대는 추가 합격자를 선발해야 한다. 그런데 연세대의 경우 수시 추가합격자 충원은 2회만 실시한다. 연세대의 정시이월 인원은 수능 최저 자격을 못 맞추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타대학 중복합격 때문에 발생한다. 2018학년도 기준 정시이월 인원이 300명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시 모집인원은 1436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단 연세대 모집인원의 40% 가까운 숫자가 된다. 정시 증가 인원은 인문계열이 76명으로 50여명인 자연계열보다 많다. 

 

필자가 2018학년도 정시 배치표를 만들면서 고민했던 부분은 수리가형 성적 분포 때문이었다. 원점수 89점, 표준점수 121점을 받은 학생이 8941명이었는데, 원점수 88점, 표준점수 120점을 받은 학생수가 27861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주관식 28번부터 30번까지의 문제를 맞히지 못한 학생들 때문이었다. 이 학생들이 어디로 지원하느냐에 따라 대학별 입시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영어 절대 평가로 인한 변수와 더불어 가장 큰 고민을 던져 주었던 요소였다. 

 

학생들에게 경쟁률을 철저하게 살필 것을 주문했지만 수시전형에 비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3-4차 추가합격에 합격할 수 있도록 배치표를 작성했지만 전화통보를 기다리면서 오류를 찾기 위해 노심초사했었다. 나름 분석을 통해 예상했던 것보다 정시 지원 인원이 많았다는 것과 기관들의 하향지원 유도 경향이 힘을 발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앞으로도 정시는 쉽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20학년도 대입에서 연세대의 정시모집인원 확대는 정시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을 125명을 늘리면 거기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600명이 늘어난다. 연세대 평균 경쟁률이 5대 1인 걸 감안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많아 보인다면 점수가 약간 높은 걸 감안하더라도 영어 2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고려대보다는 연세대에 지원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대는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2018학년도에 고려대 경쟁률이 연세대보다 높았던 것은 영어 수능 등급이 3등급을 받아도 점수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를 만만하게 보고 소홀히 해서 등급을 받지 못했던 상황이 올해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경쟁률 또한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시 나군의 연세대 합격자가 증가할 경우 정시 가군에 지원했던 서강대, 성균관대 합격생의 연쇄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결국 정시 추가합격자의 숫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고 서강대나 성균관대, 한양대의 합격점수는 하락할 것이다. 그것은 한국외대나 서울시립대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연세대의 발표 이후 서강대나 한국외대가 정시모집인원을 늘리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국 연세대의 2020 전형계획안은 수시보다는 정시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내년 대입을 앞둔 고2 학생들은 수시 대비뿐만 아니라 수능 학습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박수범 타임교육 서부지역 대입연구소 소장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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