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안갯속 2022 대입] 발표 후… 사교육 맑음, 공교육 흐림, 학생·학부모 비
  • 김지연 기자

  • 입력:2018.04.20 16:32
2022 교육부 이송안 발표 이후 교육현장엔 어떤 변화가?







 

《국가교육회의가 16일(월)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이하 이송안)을 국가교육회의로 보낸 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11일 이송안을 발표하면서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교육회의의 숙의 및 공론화를 거쳐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확정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은 종전처럼 교육부가 단독으로 대입제도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가교육회의가 여론 수렴을 통해 권고안을 내놓으면 이를 토대로 다시 교육부가 개편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보니 11일 발표됐던 이송안에도 여러 안건들이 명확한 방향성 없이 그저 나열되는데에 그쳤다. 이에 최종 대입제도가 결정되는 8월까지는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넋 놓고 있어선 안 된다. 지금 논의되는 내용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향후 지혜롭고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에듀동아는 깜깜이 입시에 답답할 학생·학부모, 그리고 교·강사들을 위해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를 체계적으로 가늠해보고자 한다. ‘안갯속 2022 대입’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총 세 편의 심층 기획을 연재하는 것. 첫 번째 기획에서는 이번 대입제도 개편 방향의 핵심인 수능 평가 방법의 핵심 쟁점 요소를 속속들이 뜯어본다. 이어지는 두 번째 기획에서는 핵심 쟁점에 가려 잘 언급되지 않았지만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세 번째 기획에서는 이번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이 교육현장에 어떤 파급을 몰고 올지를 예측해본다.》

 

이번 대입개편의 목표는 입시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우리나라 공교육을 정상화하며, 불필요한 사교육은 줄이기 위한 데 있다. 그런데 교육부가 이송안을 발표한 이후 교육현장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학생·학부모와 공교육 현장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사교육계만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둘러싼 교육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며 이번 대입개편의 파고를 가늠해봤다. 

 




○ “수시, 정시 모두 이상 무!”… 사교육계 이러나 저러나 ‘방긋’ 


 

수능 절대평가와 원점수제. 이번 이송안에서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로 거론된 안들이다. 그런데 이 안들이 시행돼도 학생들의 학습부담은 가중되고, 오히려 수능 대비 사교육 시장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1점이라도 더 맞으려는 학생들의 점수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원점수제와 절대평가제 모두 원점수 공개를 전제로 하기 때문(단, 절대평가제의 경우 동점자에 한해서 공개함). 만점이 200점인 표준점수와 달리, 원점수 만점은 100점이기 때문에 한 문제만 틀려도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경쟁자보다 한 문제라도 더 맞히기 위해 애쓰게 되고, 이에 따라 수능 대비 사교육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최근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대학에 요청한 ‘정시 확대 기조’ 이슈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 대형 재수학원 관계자는 “최근 계속 수시가 확대되면서 학원이 주춤한 바가 없지 않았는데, 정시 확대기조가 보이니 한숨 덜었다”면서 “향후 학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의 수시, 특히 학생부종합전형 컨설팅 학원은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정작 수시 컨설팅 업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손을 내젓는다. 수시 컨설팅 시장도 살아나면 살아났지 절대로 죽지는 않는다는 것. 왜일까. 

 

일단 현재 ‘수시 80%+정시 20%’ 선발비중이 ‘수시 50%+정시 50%’로 대폭 손질되더라도 사실상 ‘학생부종합전형’은 그렇게 큰 폭으로 축소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 학원의 주장이다. 학종 전형을 대폭 축소하기에는 대학들이 학종에 대해 갖는 신뢰도가 꽤 높기 때문이라는 것. 연세대의 경우 최근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의과대학에서는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대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해당 인원을 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교과역량만 확인할 수 있는 논술전형보다 인성·적극성 등 학생의 다양한 측면을 확인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보다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수시전형 축소를 권고하더라도, 대학들은 논술전형·특기자전형 등 다른 수시 전형 선발비중을 축소하고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중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교육특구라 일컫는 서울 강남구의 대치동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컨설팅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 A 씨는 “수시가 축소되더라도 학종 선발인원이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학원 역시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당장 지금부터 수시 컨설팅 학원은 ‘호재’다. 대입개편에 대한 불안이 개편 대상인 중3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고1~2 학부모들까지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혹시나 2022 대입개편의 영향을 받아 2020, 2021 대입제도까지 변화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에 학원 문을 두드린다. 이미 학종 대세 흐름에 발 맞춰 학생부 준비에 열을 올려왔는데, 이 같은 방침이 무너질까봐 걱정해서다. 최근 한 수시 컨설팅 업체와 상담을 했다는 고2 학부모는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정책이 한 달에 한 번 꼴로 바뀌니 당장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느냐”면서 “현재 학종 대세 흐름에 따라 학종을 준비하다가 뒤통수 맞는 일이 벌어질까봐 수시 컨설팅 업체에 상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담요청은 대부분 상담에만 그치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에 컨설팅 프로그램에 등록하려 지갑까지 여는 것이다. 수시 컨설팅 학원장 A 씨는 “전화를 건 학부모의 10명 중 8명이 학원 프로그램에 등록한다”면서 “학종이 축소되면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질까봐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한 치 앞 안 보이는 안갯속 입시… 공교육 현장은 ‘덜덜’ 


 

반색하는 사교육계와 달리 공교육 현장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전문가를 투입해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사교육계와 달리, 공교육 현장에서는 대입개편이 확정될 때까지는 섣부르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교에서는 이번 대입개편의 향방에 따라 현 중3이 신입생이 되는 내년부터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동아리, 각종 비교과 프로그램, 교내대회 등 주요 내용이 포함한 연간 교육과정을 단순 예측에만 의거해 짤 수는 없는 상황. 정확한 개편안이 나올 때까지는 사실상 손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소 8월까지 예고된 ‘깜깜이 입시’ 때문에 진학지도에 대한 우려도 크다. 특히 수능 절대평가, 수·정시 통합 등 굵직굵직한 변화가 현실화 될 경우가 문제다. 먼저 수능 절대평가나 원점수제가 실시되면 대학들이 별도의 전형요소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상대평가 체제보다 수능 변별력이 크게 떨어져, 대학들이 다른 요소를 통해 지원 학생들의 우수성을 입증하려 할 것이기 때문. 

 

문제는 이 별도의 전형요소가 무엇일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더욱이 8월에 교육부가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한다하더라도, 대학별로 어떤 전형요소를 선택할지 알려면 향후 각 대학의 입학시행계획 발표까지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의 한 일반고 진로진학담당 교사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어 교육과정 개편은 물론 진학지도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감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 수·정시 통합되면 학생 내신 부담 가중… 면접 폐기 땐?


 

이번 대입개편에서 수능 평가방식만큼 중요한 논의 중 하나가 대입 선발시기. 다수 교육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수시·정시 선발시기가 단일화되면 고교현장은 한 차례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고 교사들은 지적했다. 이번 교육부 이송안에는 수시·정시 선발시기 단일화를 설명하면서 이 경우 “고교 3학년 2학기는 교과 성적과 출결 상황만 표기하여 대학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즉, 기존에는 입시에 활용되지 않았던 3학년 2학기 성적이 입시에 활용되게 되면서, 내신에 대학 학생들의 부담이 심해질 수 있는 것. 

 

교사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간·기말고사 출제 난이도 때문이다. 수능이 코앞에 닥쳐 있는 9월, 대학별고사가 속속 진행 중인 12월 등에 ‘입시에 활용되는’ 시험 문제를 출제하려면 적정 난이도 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혹시나 학생들이 불리해질까봐 우려하는 것. 서울 소재 일반고에 재직 중인 한 고교 교사는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를 내기엔 학생들이 걱정스럽고, 그렇다고 마냥 쉽게 출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수·정시 통합에 따라 전형기간이 대폭 축소되면 학종 공정성 논란이 더욱 불거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일단 전형기간이 축소되면 대학들은 전형을 단순화하려할 텐데, 가장 쉬운 방법이 한 전형요소를 버리는 것이다. 이때 폐기될 확률이 높은 건 면접. 학생들을 일일이 대면해야해서 시간과 노고가 가장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면접이 서류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고, 학생의 진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통로라는 것. 따라서 면접이 없으면 최소한 서류의 진위여부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입시전문가는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 생기부에 기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면접이 폐지되면 대학이 사실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출신 고교에 전화를 걸어 교사에게 묻는 것 뿐”이라면서 “그런데 해당 교사가 자신이 기재한 내용의 오류를 인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학종 불공정 논란을 재 점화시킬 수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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