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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수능 최저 폐지의 ‘나비효과’… 과학고 웃고 일반고 운다?
  • 김지연 기자

  • 입력:2018.04.09 18:16
연세대 수능 최저 폐지로 학종 활동우수형에서 과학고 강세 예상돼






 

연세대가 지난 1일 ‘2020학년도부터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다’는 내용의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교육계가 한바탕 들끓었다. 연세대를 시작으로 대학들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되면 안 그래도 ‘깜깜이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의 불공정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간 논의의 주요 골자다. 

 

지난 6일 서강대 역시 2020학년도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다고 밝히며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상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여부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가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학생부종합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는 대학이 서울대(지균), 고려대, 연세대 등으로 극히 일부기 때문이다.

 

정작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가 불러올 중요한 변화는 학생·학부모가 모르는 은밀한 곳에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출신 고교 간 유·불리 심화’가 대표적이다. 연세대 사례를 중심으로 연세대 수능 최저 폐지가 불러올 ‘나비효과’에 대해 살펴봤다.

 




○ 과학고에 학종 진입 길 열려


 

입시전문가들은 연세대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함에 따라 기존의 고교별 유·불리가 변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왜일까.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은 면접형과 활동우수형으로 나뉜다. 먼저 면접형의 경우 일반고에 비해 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교과 성적을 무려 50%나 반영하기 때문. 내신 전쟁이 치열한 특목·자사고에서는 우수한 내신 성적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1단계 합격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반면 활동우수형은 자사고에 가장 유리했다. 이 전형은 ‘학생부’를 중심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해 최종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특징. 풍성한 비교과 활동은 물론 우수한 수능 성적을 겸비한 자사고가 강세일 수밖에 없다. 반면 이른바 ‘수능형’ 학습을 하지 않는 과학고 학생들은 우수한 비교과 활동을 갖췄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지원을 꺼려왔다. 

 

면접형이 일반고에, 활동우수형이 자사고에 유리한 상황에서 과학고가 설 자리는 특기자전형 뿐이었다. 하지만 2020학년도부터는 활동우수형에서도 과학고 재학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수능이라는 유일하게 불리한 요소가 제거됐기 때문이다. 김덕현 김사부학당 대표는 “수능 최저 기준이 폐지됨에 따라 활동우수형 전형에도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과학고 학생들의 연대 진학 문은 보다 넓어질 것”이라면서 “반면 일반고의 경우 활동우수형으로 진학하는 길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관건은 활동우수형이 특기자전형보다 유리한지 여부”


 

과학고 재학생들의 연세대 진학 문호가 넓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로 활동우수형에 과학고 출신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일반고 재학생은 불리해지는 상황이 벌어질까? 이를 확인하려면 과학고 학생들이 자신들의 전유물과 같았던 특기자전형을 포기하고 활동우수형에 지원할 정도로 후자가 유리한지부터 따져봐야 할 터. 

 

연세대에서 특기자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면접이다. 연세대 특기자전형 면접은 제시문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수학·과학 역량을 확인하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은 학생부 내용을 중심으로 지원자의 인성·잠재력을 평가한다. 사실 뛰어난 수학·과학 역량을 갖춘 과학고 학생들에게는 특기자전형의 제시문 기반 면접이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 보이는 데 훨씬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대입전형 단순화 기조에 따라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세대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은 △2018학년도 923명 △2019학년도 805명 △2020학년도 599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활동우수형 모집인원은 2018학년도 474명에서 2020학년도 635명으로 훌쩍 증가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교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수학·과학 활동이력을 갖춘 과학고 학생들이 활동우수형에서 결코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최근 특기자전형 모집인원 축소 기조를 고려한다면 활동우수형으로 진학하는 게 오히려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일반고, 울지만 말고 ‘틈새’ 노려라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세대 활동우수형 지원을 염두에 둔 일반고 출신 학생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닐 터.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입시전문가들은 ‘틈새’를 공략하라고 말한다. 일반고 학생들이 연세대를 지원하고자 한다면 활동우수형보다 비교적 자신에게 유리한 면접형을 선택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연세대 외의 대학으로도 눈을 돌려볼 수 있는 것.  

 

가령 전통적으로 과학고 출신 지원자들이 많지 진학했던 포항공과대(POSTECH)에서는 최근 일반고 강세가 눈에 띈다. 수학·과학 학업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2014학년도 전형까지 실시했던 수학·과학 구술면접을 ‘선행학습 유발 가능성이 있는 대학별 고사’라 판단해 폐지하고, 학생부를 중심으로 합격생을 선발하고 있기 때문. 즉, 심층면접을 통해 교과 역량을 증명해내지 않아도 경쟁력 있는 교과·비교과 활동만으로 합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최근 과학고 출신자들의 사립대 선호도 영향을 미쳤다. 김진호 씨앤씨학원 특목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근 취업난 등을 이유로 과학고 재학생들 역시 과학기술원·공과전문대학보다 연세대 공대 지원을 선호하는 추세”라면서 “과학고 지원자가 연세대로 몰리는 틈을 타, 일반고 학생에게도 불리하지 않는 대학을 공략하면 합격 기회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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