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논술 괴담’의 진실은 이렇다
  • 김지연 기자

  • 입력:2018.03.30 10:42
박문수 이지논술 원장이 말하는 논술전형에 대한 오해와 진실






 

경쟁률이 심하면 100대 1을 넘을 정도로 지원자가 많은 논술전형. 그만큼 논술전형을 둘러싼 ‘괴담’도 적지 않다. 박문수 이지논술 원장의 도움을 받아 논술전형에 대한 오해를 깨끗이 씻어보자. 전형을 바로 봐야 합격도 바로 보일 것이다. 

 




[오해 1] 국어 실력이 곧 논술 실력?


 

1863년 미국의 양대 철도회사는 대륙 횡단 철도를 부설하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철도를 놓아야 하는데, 도시에서 노동자를 파견하면 돈이 많이 드니 각 현장 인근 마을에서 노동자를 고용하고 각 노동자에게는 우편으로 작업 지시를 내리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작업 지시서’를 받고도 제 장소에 가지 못하거나, 엉뚱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철도 회사는 작업 지시서를 이해할 수 있는지 국어 시험을 보고 노동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철도 부설은 당시 강대국의 조건인 전국적인 인프라 구축의 시작이었으며, 동시에 미국 산업계가 근대적 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사건이기도 했다.

 

‘작업 지시서를 상식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이해하는 능력’, 산업 시대 국어 교육의 목표에 충실한 것이 현행 객관식 국어 시험이다. 그러다보니 국어 시험은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보편적으로 인지해내는 능력만을 평가한다. 반면 독일의 아비투어, 프랑스 바칼로레아를 모방한 한국의 논술 시험은 질문 없는 노동자가 아니라 철학하는 시민을 목표로 한다. 사고의 깊이와 문제 해결 과정에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논술 지문은 사실 인지에 더해 다른 지문과의 관계를 따져 재해석하는 2차 가공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국어 시간에 배운 소설이 나왔다고 해서 배운 대로, 즉 일반적으로 공인된 해석을 기계적으로 적용했다가는 틀린다. 다른 지문과의 관계를 따져 그 자리에서 새롭게 해석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쓴다는 점에서 국어와 비슷하다 생각하기 쉽지만, 사고를 전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수학과 밀접하며, 사회 현상에 대한 비평이란 점에서 사회 교과에 능한 학생들이 논술을 잘 하는 경우가 많다.

 






[오해 2] 논술은 재능을 타고나야 한다?


 

논술을 곧 ‘글을 잘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글은 생각을 차분히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 문법이 맞고, 어휘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요즘 학생들은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글로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관건은 사고의 깊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한 영역이다.

 

논술이 추구하는, 무엇이 더 타당한지 하나, 하나 따져 합리적으로 대안을 찾고, 이를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성인이라면 응당 갖춰야 할 덕목이다. 그리고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능력이다. 물론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 더 잘 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가정에서의 정확한 언어 습관, 부모와 논리적인 대화, 자기 의견을 꼭 관철하고자 하는 고집 등으로 일상에서 배양이 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사실 우리나라 학생은 자기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치기보단 부모와 교사의 의견을 수용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있는 셈이다.

 




[오해 3] 논술 준비는 대학별로?


 

성균관대, 경희대 등 대학을 골라 놓고 논술 준비를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 대학을 과연 지원하게 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 대학을 지원하려면 먼저 모의고사 성적이 어김없이 최저 등급을 충족하는 상태여야 한다. 또한 논술을 꾸준히 공부하며 그 대학에 합격을 노려볼 수 있는 실력에 다다라야 한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 정시전형과의 유·불리를 따져보며 과연 그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최종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 많은 변수를 미리 예측해 지원할 대학을 미리 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학마다 유형은 다르면서도 같은 점 또한 많다. 반면 매해 예고 없이 출제 유형으로 바꾸는 대학도 있다. 특정 유형에 고착되면 써야 할 글에 따라 구조를 달리하는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공식에 맞춰 천편일률적인 글을 써낼 가능성이 높다. 학생의 입장에선 목표를 두고 의욕을 북돋는 의미는 있겠으나, 공부 결과에 따라 그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야 하지, 처음부터 특정 대학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마음에 뒀던 그 대학에 지원하지 않는 게 낫다는 합리적 결론을 내고도 그 대학만을 준비했다는 매몰 비용 탓에 오판을 내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논술은 붙으면 여러 곳에 동시에 합격한다. 기출 문제로 학습한다 해도,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능력 그 자체를 훈련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그렇게 내공을 쌓고, 대학별 유형을 접해도 늦지 않다.

 




[오해 4] 상위 대학일수록 논술 문제가 어렵다?


 

대학 서열상 상위에 있다고 해서 논술 문제가 더 어려운 것은 아니다. 대학별 문제 난이도를 중간에서 조정하는 중앙 통제 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은 처지에 따라 난이도를 알아서 결정한다. 이때 난이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경쟁률이다. 경쟁률이 높을수록 변별을 위해 논술 문제는 어려워진다.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은 그 대학의 인기, 그리고 낮은 최저학력기준이다. 즉, 최저학력기준이 없거나,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으면 경쟁률이 올라가고, 경쟁률이 올라가면 대학은 논술고사 난도를 높인다.

 

이 법칙대로라면 최저학력기준이 엄격한 곳을 기준으로 수능 성적을 높이는 한 편, 경쟁률이 덜한 대학에서 비교적 평이한 문제로 승부를 보는 것이 부담이 덜한 전략이다. 그런데 보통 학생들은 반대로 한다. 최저학력기준이 없거나 낮은 곳에 대거 지원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 상상 이상의 어려운 문제를 풀고는 낙담하는 식이다.

 

물론 어려운 문제를 푼다고 해서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다. 어려운 문제는 합격선도 낮으니 도전적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전략이 맞는 학생이 있다. 반면, 상위권 대학인데 다소 난도가 낮다면 합격선은 만점에 근접하기 때문에 꼼꼼한 성향의 학생이어야 한다.




▶박문수 이지논술 원장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논술

# 논술전형

# 논술 오해

# 논술 국어

# 논술 대학

# 논술 준비

# 논술 연습

# 논술 문제

# 논술 기출

  • 입력:2018.03.30 10:42
  • 저작권자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 목록

  • 위로

작성자 필수
내용
/500글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