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 [교단일기] IT강국 한국의 교실이 이렇게 열악하다니!
  • 김수진 기자

  • 입력:2018.03.19 13:07
광주 유안초 최만 교사의 교단일기

 

에듀동아는 신학기를 맞아 시공미디어가 운영하는 초등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과 함께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의 다양한 고민과 단상을 담은 교단일기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교과과정 연구와 학생 생활 지도 Tip부터 학부모 상담대응 노하우 등 초등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주제로 베테랑 교사들이 보고 느낀 점을 담백하게 담았습니다. 교단일기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계 내부의 소통이 더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교단일기칼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동아일보 DB

 

 

영미 헐, 영미 기다려.”

 

올해 초 기분 좋은 평창 동계올림픽 소식으로 온 나라가 유쾌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개회식부터 폐막식까지 세계 최초 ICT 올림픽이라고 공공연히 홍보했다. 1200여 대나 되는 드론이 함께 날고, 5G 이동통신을 시연하는 장이 되었다. 게다가 첨단 ICT 5대 서비스(5G, IoT, UHD, AI, VR)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필자는 우리나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연된 ICT 서비스를 씁쓸하게 지켜봤다. 분명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과 내가 근무하는 대한민국 초등학교 현장은 같은 곳이건만, 첨단 기술의 시연장이 된 평창 동계올림픽의 모습은 우리나라 학교 교육 현장과 너무 먼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IT 강국을 자임하는 대한민국이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는 안 되는 것이 참 많다.

 

일단 와이파이가 안 된다. 정확하게 말하면 개인용이나 가정용 공유기를 교실에 설치할 수 없다. 교육청에서 인가한 고가의 공유기를 설치해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해야 한다. 교실에 있는 유선 인터넷 선에 구축하지 않고, 새롭게 선을 깔아야 하는 일이 일 년에 한 번씩 교실을 옮기는 일반 선생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상용서비스 이용이 안 된다. 교사는 사회에서 쓰는 네이버, 다음, 구글의 메일을 쓸 수 없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업무를 할 수 없고, 와이파이 기능 역시 켤 수 없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여러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없다.

 

가장 힘든 점이 SNS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한 업무자료 소통을 금지하고, 컴퓨터에 이들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기존 다른 교사와 학부모와 소통할 때 카카오톡이나 밴드를 활용했던 선생님들은 난처한 상황이다.

 

교육이 삶을 준비하는 것이고, 학교가 삶을 배우는 곳이라면, 삶이 이뤄지는 사회 내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기 마련이다. 더 문제는 기존에 구축된 ICT 인프라다. 소수의 신설학교를 제외하면, 일반 학교는 유선 인터넷도 느리다. 요즘에는 영상을 활용한 교육을 많이 하는데, 수업시간 여러 교실에서 영상 자료에 한꺼번에 접속하면 로딩 중이라는 동그랗게 돌아가는 화면을 보거나, 끊긴 화면을 보며 기다리는 상황이 흔하다.

 

제일 안타까운 점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선생님과 학생들이다. 어느 순간 학교는 안 되는 곳, 느린 곳, 불편한 곳이 되어버렸다. 나는 학교 현장이 열악해서 통합기를 매월 렌트해서 쓰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밝은 모니터도 사비로 두 대 구입해서 쓰고 있다. 가상현실활용 교육에 필요한 장비를 시기마다 개인적으로 구매해 교육에 활용한다. 또한, 개인 무선 인터넷 기기를 활용해 교육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기존 인프라로 교육하신다.

 

올림픽에서 느낀 우리나라는 IT강국이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백년 후 먼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에 바로 지금 우리나라 교육 현장이 IT강국이 될 수 있도록 적어도 이미 와 있는 사회의 기술을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최만 광주 유안초 교사

(최만 유안초 교사는 AR/VR 콘텐츠로 다채로운 수업을 진행합니다. 더욱 많은 고민과 수업 노하우가 담긴 최만 교사의 교단일기는 '아이스크림 쌤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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