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광문고 2학년 김화윤 양은 심리학과에 진학하기를 희망합니다. 김 양이 PASS에 자신의 ‘독서활동상황’을 보내왔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중앙대 심리학과 16학번이 된 박강은 선배가 김 양을 위해 조언을 해줬습니다.
○ PASS 대학생 멘토와 함께 ‘독서활동상황’ 뜯어보기
▶학생부에 적힌 내용:
‘춘향전’(작자미상)을 읽고 고전문학에 큰 관심을 보임. ‘대학교수가 된 ADHD소년 리틀몬스터’(로버트에겐), ‘10대 꿈을 위해 공부에 미쳐라’(김수지)를 읽고 자신의 환경을 이겨내려는 강한 의지를 보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은 것을 칭찬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책을 읽고난 후 소감의 길이가 짧고 내용이 단순하다는 점이 아쉬워요.독서활동기록은 책을 읽고 어떠한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답니다. 입학사정관이 △가치관 △판독능력 △자료해석 능력과 같은 학생의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평가지표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독서활동기록에 대해 선생님에게 말씀드릴 때, △인상 깊었던 부분 △책을 통해 느낀 점 △앞으로의 다짐을 함께 전하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더 돌스하우스’라는 책에서 ‘청소년 왕따문제’를 인상 깊게 보았지요. 그래서 이야기 속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를 유추해보았습니다. 이후, 책 속의 피해자가 심리치료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연극을 구성해 왕따 근절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독서활동기록에 상세히 기재했고 면접 때 ‘더 돌스하우스’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답니다. 앞으로는 위 세 가지 포인트를 잘 살려 독서활동상황을 풍부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
▶학생부에 적힌 내용:
‘사회복지 실천을 위한 음악치료의 이해’(양서원), ‘음악치료의 이해와 활용’(박정미), ‘미움 받을 용기’(시기미이치로)를 읽고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음악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함.
화윤 양의 관심분야인 음악치료 관련 도서를 읽은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점을 칭찬해 주고 싶어요. 그런데 독서활동상황 내용을 보면 화윤 양이 ‘음악치료사’를 꿈꾼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어요. 희망진로를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관심 분야에 대한 활동도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는 희망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아요. 특히 관심 분야 관련 활동 목록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심리학 관련 책을 읽고 친구들과 찬반토론을 할 수 있지요. 심리 연구 방법 중 살아있는 뇌를 드릴로 뚫어 들여다보며 사람의 정서 반응을 알아보는 실험이 있습니다. 이 경우 ‘윤리적 측면’과 ‘국민 건강 발전 기여’를 두고 찬반 토론을 진행할 수 있겠죠? 관심 분야의 책을 읽고 더 나아가 관련 활동을 진행한 것은 학생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답니다.
○ PASS 대학생 멘토 박강은 선배의 조언
화윤 양은 ‘음악치료사’라는 명확한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지요. 원하는 학과가 정해진 경우, 독서활동상황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소양이 담긴 책을 적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심리학과에서는 인간의 정신과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학문을 배워요. 그러므로 인간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 학생을 선호해요. 또한 사람들의 생각을 분석하기 위해 뇌과학, 생물, 통계 등의 학문과 상당부분 연계되어 있답니다. 이과 분야의 공부를 잘 해낼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어야지요. 인문학과 과학 분야의 책도 두루 읽어서 심리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소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 좋겠어요.
“평소에 희망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접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들을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이럴 땐 학과와 연관이 없는 활동이라도 자신 만의 방식으로 관심분야로 접목시킬 수 있답니다. 저는 ‘청소년 성교육의 문제점’이 주제인 교내 ‘정책 제안 대회’에 나간 적이 있어요. 여기에서 청소년 심리를 분석한 올바른 성교육 대안을 제시했답니다. 언뜻 보기엔 심리학과와 관련 없는 대회 같지만 심리에 대한 내용을 연구함으로써 학과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지요. 남들이 다 읽는 심리책만 읽는 것 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랍니다.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