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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톡] 흔들리는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 김재성 기자

  • 입력:2016.09.22 18:13
한반도 지진 공포… 대책은?





경북 경주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며 한반도가 ‘지진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 한반도 지진 공포는 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경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1의 지진이 그 시작. ‘강진’에 속하는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땅이 많이 흔들리고 물이 솟구치는 강도로 알려져 있다.

규모 5.1의 지진 발생 이후에도 경주 인근에선 규모 2~3의 여진이 약 40분간 10여 차례 지속됐다. 이후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같은 날 오후 8시 32분경 경주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또 다시 발생했다. 이 지진은 경주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전라도 지역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강진으로, 1978년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강력한 규모의 지진이었다. 경주에서는 기왓장이 떨어지고 담벼락이 갈라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지 정확히 일주일째 되는 날인 19일 오후 8시 33분경에도 규모 4.5의 지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21일 오전 11시 53분경에는 규모 3.5의 지진도 비슷한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인식이 높아지는 상황. 거듭되는 지진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 크고 작은 지진들… 여진일까, 본진일까?

12일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 이후 경북 경주에는 총 400회가 넘는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졌다. 규모별로는 1.5~3.0 규모의 여진이 가장 많았지만 규모 3.0~5.0에 이르는 다소 센 여진도 발생하고 있어 영남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 19일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에 대해 기상청은 “19일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은 12일 발생했던 규모 5.8 지진의 여진”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해당 지진을 여진으로 볼지, 아니면 새로운 본진으로 봐야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진은 계속 진도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진도가 줄어들다가 다시 늘어났기 때문에 여진인지 아닌지 굉장히 불확실한 상태”라면서 “여진이 아닌 본진일 수도 있다. 더 큰 지진으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기구인 지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히라타 나오시 도쿄대 교수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데이터를 보면 한반도에서 100년, 200년마다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고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한 적도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지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주 일대에는 이미 울산단층, 양산단층 등의 활성단층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기 779년과 1024년 경주에서는 큰 지진으로 각각 100여 명이 숨지고 석가탑이 무너졌었다는 역사적인 기록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주민들 “정부 못 믿겠다”… ‘각자도생(各自圖生)’ 나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지만 지진을 예보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 당국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2일 발생한 규모 5.8 지진 당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다운돼 3시간가량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비난이 일자 국민안전처는 “정부종합전산센터가 홈페이지 처리 용량을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해 최대 80배까지 향상시켜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밝혔지만 지난 19일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또 다시 홈페이지가 다운되면서 ‘거짓 해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긴급 재난 메시지 역시 경주 이외의 일부지역에는 지진이 발생한 지 10여 분이 지나서 발송됐다.
경북 경주지역에서 연일 계속되는 지진이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해당 지역 인근에 원자력발전소가 있기 때문.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은 6.5 진도의 지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내진설계 되어있어 가동에 이상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컨트롤 타워’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원 절반 이상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임명도 되지 못한 채 파행운영 중인 것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를 못 믿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상황. 이들은 정부 당국의 지진 대책 마련을 기다리기보단 스스로 ‘생존 배낭’을 꾸리거나 진동 감지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는 등 ‘나는 내가 지키겠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모습을 보인다.
 

○ 지진, 어떤 대책 필요할까?

지진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까.
행정자치부는 우선 지진 발생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경주시에 특별교부세 2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자치부는 “경주시가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인한 민생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관광 고도로서의 위상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경주시가 건의한 시급한 현안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한옥밀집지역인 황남 역사문화미관지구 내 파손된 도로 보수와 인도 정비 등의 사업을 특별교부세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지진으로 체계적인 방재 대책 마련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진 발생 우려가 있는 국내 활성단층 지역을 파악하고 지도로 만드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 작업이 30년 가까이 소요되는 장기 과제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당장 착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활성단층 지역이 집계되면 단층대 주변에 고층건물이나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 주요 시설 건설을 제한하고 꼭 필요한 경우 내진 설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외국의 경우 활성단층 지역에 공원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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